다시 돈 쓰는 중국, 12월 반도체 30% 넘게 더 수입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20.01.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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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12월 한국의 대중 수출 3.3% 증가 전환…중국 수입 증가로 본 올해 한국 수출 반등 가능성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다시 돈 쓰는 중국, 12월 반도체 30% 넘게 더 수입


지난해 12월 중국 수출입동향에서 가장 관심을 끈 건 예상치 못한 수준의 수입 증가다. 1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반면, 수입은 16.3%나 늘었다.

◇중국 수입 증가추세…12월 우리 대중수출도 증가세로 전환
15일(현지시간) 미국과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한 중국의 지난해 12월 수입이 예상보다 증가하는 추세다. 게다가 향후 2년간 중국은 약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을 구매키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수입 증가에는 중국의 국내 및 해외수요 회복과 전년 수입규모가 적었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게다가 올해에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이 1월 하순이라서 중국 수출업체들이 수출을 앞당겨 12월에 선적한 것도 원자재 등 수입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교역국가 별로는 대미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고 대EU 수입은 9.9%, 대아세안 수입은 29%, 대한국 수입은 5.4% 늘었다. 가장 수입이 많이 증가한 교역대상국은 호주였는데, 12월 중국의 철광석 수입이 35.5%나 급증한 탓이다.



품목 별로 살펴보면, 대두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52.7%나 급증했는데, 미중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전개됨에 따라 미국으로부터의 대두 수입을 크게 늘린 탓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입도 30.2%나 증가했다.

재밌는 건 12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도 연속 13개월 동안의 하락세를 벗어나며 3.3%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12월 전체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에 그치면서 수출 감소율이 크게 둔화됐는데,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감과 대중 수출 회복의 영향이 컸다.

◇2020년 우리 수출 반등하나
2019년 줄곧 감소하던 우리 수출이 지난해 12월 감소폭이 줄면서 올해 수출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해 전체 수출은 542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는데, 특히 대중 수출이 16%나 줄면서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대중 수출 감소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D램 단가 급락으로 인한 반도체 수출 감소가 가장 컸고 중국 업체들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석유화학 수출 감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외에도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생산활동이 감소하면서 일반 기계 수출이 감소했고 중국 업체의 디스플레이 공급 증대로 인해 디스플레이 수출도 줄었다. 가장 감소폭이 큰 반도체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 25일까지 수출금액이 367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8%나 급감하며 대중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미중 1단계 무역합의로 미중 무역분쟁이 당분간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과도한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미중 무역전쟁의 빌미가 됐기 때문에 중국은 수입을 늘리려는 추세다. 중국은 2018년부터 상하이에서 국제수입박람회를 대규모로 개최하는 등 수입규모를 키우는 정책을 펴고 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후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이 증가하면 다른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도 있지만, 이는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이 화해와 조정국면에 들어선 만큼 올해 전 세계 교역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중국 수출입도 양호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렇다면 대중 수출이 약 25%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수출도 올해는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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