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거래일만 하락한 코스피 "매물 소화 중"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0.01.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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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사진=김현정디자이너사진=김현정디자이너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을 앞두고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코스피가 5거래일만에 하락 전환했다. 코스피지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를 넘어서는 등 단기간에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당분간 차익실현 매물이 증시에 변동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90포인트(0.35%) 내린 2130.9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440억원, 879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313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5조8129억원으로 전일 대비 20.3% 감소했다.

외국인은 IT업종에서 6거래일만에 순매도로 전환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업종별로 △제조업 1589억원 △전기·전자 1447억원 △화학 238억원 △운송장비 236억원 순으로 순매도에 나섰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을 업고 전날까지 나란히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 (76,800원 ▼1,800 -2.29%), SK하이닉스 (172,300원 ▼7,500 -4.17%)는 이날 각각 1.67%, 2.29%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외국인은 이날 6거래일만에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며 1751억원을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기관이 877억원, 외국인이 143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은 이날 전일 대비 0.45p(0.07%) 오른 679.16으로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60억원, 96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1176억원을 순매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4일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중국과의 1단계 무역협정 체결 이후 최소 10개월 간 중국의 합의 이행 여부를 점검한 뒤 대중국 추가관세의 감축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중 양측 모두 이 같은 방안에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13일 미중 1단계 무역협상 타결에 따라 미국은 당초 지난달 15일부터 1560억달러(약 18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관세 15%를 철회했다.

그러나 아직도 36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는 남아있다. 미국은 중국산 상품 2500억달러에 25%, 1200억달러에 7.5%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 유지는 새로운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한국과 미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소화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단계 무역 합의에서 기존 관세 철폐를 포함하지 않으리라는 시각이 당초 다수였다"며 "전날 뉴욕 증시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대선 전까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었지만 매물이 출회됐다"며 "결국 미국 시장 참여자들이 미중 합의 서명식 이후 차익 욕구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증시 또한 차익 욕구가 높아질 수 있어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종목군에 대해서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향후 증시에 지난 4분기부터 집중 유입됐던 금융투자 프로그램 측 현물 수급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난 4분기 코스피200 현물에서 6조4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최근 매물이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증시에 외국인 외 적극적인 수급 주체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매물 부담을 완충할만한 기제가 보이지 않는다"며 "길게는 3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까지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에 변동성을 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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