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안받아요"…동네 편의점 ATM·CD 3만개 시대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20.01.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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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안받아요"…동네 편의점 ATM·CD 3만개 시대


편의점이 은행을 대체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편의점에 설치된 ATM(자동현금입출금기)과 CD(현금출납기) 등 금융 자동화 기기가 3만여개에 달하면서 출금수수료 면제 등 서비스경쟁도 강화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중에서 GS25가 금융자동화기기 운용에 가장 적극적이다. GS25는 오는 20일부터 SC제일은행 고객이 GS25의 ATM(CD)을 통해 영업시간내 현금인출시 출금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이번 SC제일은행과의 제휴로 GS25에서 출금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은 신한, KB국민, 우리, 광주, 저축은행중앙회, K뱅크, 카카오뱅크 등을 포함해 총 8곳으로 늘었다.



GS25는 총 점포 중 85%가량인 전국 1만1800여 점포에서 자동화기기를 운영한다. 이는 업계 최대로 지난해 한해 입출금 및 이체 금액은 총 6580만건, 연간 거래 금액은 11조원을 넘어섰다. 매일 300억원 이상이 GS25의 ATM(CD)을 통해 오고가는 셈이다.

GS25는 '우리동네 금융플랫폼'을 표방하며 2017년부터 주요 시중 은행들과 손잡고 ATM(CD) 거래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이는 수수료 면제시 ATM이용이 늘고 가맹점의 매출증대 도움이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GS25에서 금융서비스 이용고객중 35%이상은 편의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25는 추가매출 증대효과가 연간 9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GS25는 이에 생체인식 기능과 함께 계좌개설, 카드 발급 등 비대면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ATM을 현재 3600대에서 연내 5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GS25, 세븐일레븐 적극성...수수료 면제로 매출증대 기대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도 적극성을 보인다. 현재 1만개 점포중 60%가량인 6000곳에서 금융자동화기기를 운영 중이다. 수수료가 면제되는 제휴금융기관은 KB국민은행, 카카오뱅크,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씨티은행, 유안타증권, SK증권, KB증권, 롯데카드, 제주은행, 롯데캐피탈, 삼성증권 등 12곳이며 계속 확대중이다.

GS25 모델이 ATM서비스 수수료면제를 홍보하고 있다./사진=GS25GS25 모델이 ATM서비스 수수료면제를 홍보하고 있다./사진=GS25

특히 ATM이 4000여개로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많다. ATM은 입출금 외에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지원해 CD보다 활용도가 높고 가격도 3배 가량 비싸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관계사인 ATM운영사 '피에스넷'과 최근 합병하기도 했다. 이는 기업공개(IPO)에 앞서 회사규모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지만, 오프라인 접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시너지를 노린 것이기도 하다. 실제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제3 인터넷은행에 지원한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 재팬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인 세븐뱅크를 운영하고 있어 이를 벤치마킹했다.

CU의 경우 금융자동화 기가가 1만 1000여개로 GS25에 육박한다. 하지만 수수료 면제대상 금융기관은 카카오뱅크, 대구은행, 유안타증권으로 아직 많지않다. CU측은 "제휴 금융기관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 수수료 부담하더라도 고객접점 유지효과
편의점의 ATM 서비스 확대는 은행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점포 임대료가 폭등하고 관리비 부담이 커지자 지점을 축소하거나 건물 2층으로 이전하고 있다. 자연히 은행이 직접 운영하는 ATM도 줄고있다.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고 있지만 고객접점을 유지할 필요성은 여전하다. 이에 ATM기기 운영사, 편의점 등과 협의해 고객의 수수료를 자체 부담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편의점 ATM 이용을 유도하는 것이다. 편의점은 주거지나 오피스 등 생활밀착형 매장이라 고객입장에서도 접근이 용이하다. 편의점 역시 판매공간을 일부 ATM에 내주더라도, 지속적인 집객으로 매출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GS리테일 (19,750원 ▲100 +0.51%) 관계자는 “2017년부터 은행 영업 시간 내 수수료 없는 자동화 기기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지방은행, 증권사 등과 더 폭넓게 제휴해 오프라인 금융플랫폼으로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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