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오른쪽 둘째)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오른쪽 첫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오른쪽 셋째)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AFP
친미국 카타르, 이란에 거금 지원알타니 국왕은 왜 전운이 감도는 위험한 시기 종파도 다른 이란을 찾은 것일까. 그는 심지어 30억달러(약 3조4600억원) 자금지원도 약속했다. 이란군이 실수로 격추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희생자 176명에 대한 보상금을 대신 내겠다고 나선 것이다. 명분은 2017년 '카타르 단교 사태' 때 이란이 도와준 것에 대한 보답.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중동 7개국이 테러단체 지원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했다. 그때 이란은 카타르와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
(테헤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8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종교도시 곰의 성직자들을 초청해 연설을 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이날 이라크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에 대해 "우리는 미국의 뺨을 한 대 때렸을 뿐이다"라며 "미국이 '뺑소니'를 하던 시절은 지났다. 우리는 추적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카타르의 지원에 대해 이란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이란 정부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이후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단체들은 알타니 국왕 방문에 대해 "(이란 정부의) 범죄를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여객기 희생자 추모 행사가 열렸으며, 곧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이란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강제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롭 맥케어 주이란 영국대사가 체포되기도 했다. 맥케어 대사는 풀려난 뒤 트위터를 통해 "어떤 시위에도 참가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경찰이 시위에 참가하지도 않았는데, 다른 나라 대사를 잡아 가뒀다는 뜻이다.
지난 11일 이란 군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와 사실 은폐 시도에 항의하고 있는 이란 대학생들. /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