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기지개 폈는데…YG에 왜 공매도가 쏟아질까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20.01.15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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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지엔터테인먼트, 1월에만 세차례 공매도 과열종목지정…한한령 해제에도 불안감은 상존

겨우 기지개 폈는데…YG에 왜 공매도가 쏟아질까


한한령(限韓令) 해제 및 빅뱅 활동 재개 기대감에 휩싸여있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3,850원 ▲150 +0.34%)에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나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는데, 공매도 물량이 많아지면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전 거래일 대비 300원(0.86%) 오른 3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2만7350원) 대비 주가가 27.97% 올랐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가장 가파르게 주가가 하락했다. 1분기에는 가수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들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급락했다. 2분기 양현석 전 대표가 성 접대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3분기에는 한·일관계가 악화되며 주가는 끝없이 내려앉았다.

5만원을 넘나들었던 주가는 지난해 8월 1만9300원까지 하락했다. 실적도 좋지 않아 바닥에서 올라오지 못했다. 실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 분기마다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빅뱅의 활동 공백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프로덕션 부문 고정비, 일본 활동 부재로 인한 일본 법인 적자, 세무조사로 인한 컨설팅 비용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에스엠 등 다른 기획사들이 3, 4분기 실적 회복을 발판으로 주가를 회복시킨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연초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는 가파르게 반등하기 시작했으나 늘어난 공매도가 다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실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싼값으로 다시 사들여 주식을 갚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공매도가 많아지면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주가가 하락하기도 한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이달 들어 6일과 9일, 13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공매도 과열 종목은 당일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이 15% 이상(코스피 20%이상)이면 지정된다. 실제로 수천주~만여주 수준이었던 공매도 거래량은 지난 6일 10만를5800여주를 넘었고 9일과 13일은 각각 6만주, 7만주를 기록했다. 공매도 공매도 잔고 금액은 지난 9일 기준 186억원이다.

공매도가 갑자기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해결되지 않은 노이즈를 꼽는다. 승리의 경우 상습적인 해외 원정도박을 하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은 피했으나 기소는 예정된 수순이다. 재판 중 잡음이 발생할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엔터주들 중 상대적으로 급등한 주가도 부담이다. 이달 들어 에스엠 (78,100원 ▲2,000 +2.63%)은 주가가 하락했고 JYP Ent. (65,100원 ▲600 +0.93%)는 7.47%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한령 해제 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가 에스엠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조정을 예상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에스엠이나 JYP Ent. 등에 비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불안하다고 보는 시장 참여자들이 있다는 것"이라며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무작정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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