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손실까지 O.K' 소부장 펀드 '조기완판' 조짐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0.01.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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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공모펀드 투자자 모집...판매 배정물량 놓고 증권사-운용사 신경전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소재·부품·장비 분야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인 '필승코리아 펀드'(NH-Amundi 필승코리아증권투자신탁 상품)에 가입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지난 14일 출시했으며,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낮춰 그 수익이 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용사측에서도 운용보수의 50%를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지원한다. (청와대 제공) 2019.8.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소재·부품·장비 분야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인 '필승코리아 펀드'(NH-Amundi 필승코리아증권투자신탁 상품)에 가입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지난 14일 출시했으며,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낮춰 그 수익이 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용사측에서도 운용보수의 50%를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지원한다. (청와대 제공) 2019.8.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융투자협회가 제안한 '소재·부품·장비기업'(소부장) 펀드가 15일 출시를 앞두고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선순위로 참여하는 공모펀드 투자자는 개별 사모펀드 기준 약 30%의 손실이 발생할 때까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다.



이례적으로 운용업계가 아닌 협회가 정부 정책 지원을 위해 팔을 걷었다는 점에서 '관제 펀드' 논란이 일었지만, '손실방어 보장' 매력에 일부 증권사는 막판까지 판매 물량 배정을 놓고 펀드 운용사와 줄다리기를 벌였다. 그동안 시장으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받았던 공모펀드가 출시 전 시장의 관심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업계와 한국성장금융이 공동으로 조성하는 '소부장 펀드'가 이달 15일부터 공모펀드 투자자 모집을 시작한다. 펀드는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하는 성장사다리펀드 300억원과 공모펀드 운용사 3곳이 개인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700억원 등 1000억원 규모다.



금투업계는 이번 소부장 펀드가 약 30% 손실까지 손실 위험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국성장금융과 사모운용사가 사모펀드의 중, 후순위로 참여해 우선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다. 시장 변동성을 감안할 때 이같은 '보장'은 큰 매력이라는 의견이 상당수다.

한 증권사 PB팀장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약속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데다, 마이너스(-) 30%까지 손실을 막아준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공모펀드 운용사는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신한비엔피파리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3곳으로, 각 운용사들은 증권사 판매망을 통해 펀드를 판매하게 된다. 신한비엔피파리바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각각 계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물량을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팔 수 있는 펀드 규모가 시장의 니즈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은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공모펀드 판매를 타진했으나 막판 철회했다. 삼성증권은 골든브릿지 공모펀드 전체(250억원)를 독점적으로 판매하길 원했으나, 운용사 측이 복수의 증권사를 통해 펀드 판매를 희망한 탓에 결국 무산됐다. 골든브릿지가 삼성증권에 배정하겠다고 제안한 물량은 1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당초 이번 소부장 펀드를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판매가능' 상품으로 판단했는데, 전국 WM판매망을 감안할 때 100억은 공모펀드로 팔기에 너무 규모가 작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리스크 담당부서를 통해 신한비엔피파리바의 공모펀드 판매 여부를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모펀드는 만기 4년 폐쇄형 구조로, 1000억원의 출자금은 8개의 사모펀드에 투자된다. 사모펀드 위탁운용사는 디에스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복수), 지브이에이자산운용, 케이티비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6곳이다.

사모펀드는 상장·비상장 소부장 기업에 약정 총액의 50% 이상을 투자해야 하고, 그 중 중견·중소기업에 약정 총액의 30% 이상 투자해야 한다.

일각에선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에 얼마나 많이 투자할 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추후 유동화 가능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 위험 완화장치도 별 의미가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 NH아문디자산운용은 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NH-Amundi 필승코리아 펀드'를 출시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가입해 '대통령 펀드'로 유명세를 탔다. 설정액은 1000억원을 넘어섰고, 설정 후 수익률은 12%대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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