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업계와 한국성장금융이 공동으로 조성하는 '소부장 펀드'가 이달 15일부터 공모펀드 투자자 모집을 시작한다. 펀드는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하는 성장사다리펀드 300억원과 공모펀드 운용사 3곳이 개인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700억원 등 1000억원 규모다.
한 증권사 PB팀장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약속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데다, 마이너스(-) 30%까지 손실을 막아준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팔 수 있는 펀드 규모가 시장의 니즈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은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공모펀드 판매를 타진했으나 막판 철회했다. 삼성증권은 골든브릿지 공모펀드 전체(250억원)를 독점적으로 판매하길 원했으나, 운용사 측이 복수의 증권사를 통해 펀드 판매를 희망한 탓에 결국 무산됐다. 골든브릿지가 삼성증권에 배정하겠다고 제안한 물량은 1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당초 이번 소부장 펀드를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판매가능' 상품으로 판단했는데, 전국 WM판매망을 감안할 때 100억은 공모펀드로 팔기에 너무 규모가 작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리스크 담당부서를 통해 신한비엔피파리바의 공모펀드 판매 여부를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모펀드는 만기 4년 폐쇄형 구조로, 1000억원의 출자금은 8개의 사모펀드에 투자된다. 사모펀드 위탁운용사는 디에스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복수), 지브이에이자산운용, 케이티비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6곳이다.
사모펀드는 상장·비상장 소부장 기업에 약정 총액의 50% 이상을 투자해야 하고, 그 중 중견·중소기업에 약정 총액의 30% 이상 투자해야 한다.
일각에선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에 얼마나 많이 투자할 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추후 유동화 가능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 위험 완화장치도 별 의미가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 NH아문디자산운용은 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NH-Amundi 필승코리아 펀드'를 출시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가입해 '대통령 펀드'로 유명세를 탔다. 설정액은 1000억원을 넘어섰고, 설정 후 수익률은 12%대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