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하루 동안 신규 체결된 신용융자 물량은 1억675만주였다. 일일 신규 신용융자 주식이 1억주를 넘은 것은 2009년 4월 16일 1억1167만주 이후 약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융자 상환도 신규 융자와 비슷한 1억718만주를 기록했는데, 레버리지를 이용한 단타 거래로 인해 대규모 융자와 상환이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릴 경우 반대매매(증권사가 강제로 차주의 주식을 팔아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가 진행돼 손실이 커질 위험도 있다.
신용융자는 주가 변동 폭이 높은 테마주에 집중됐다. 최근 일주일(3~10일) 간 코스피에서 신용융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SH에너지화학 (788원 ▲5 +0.64%)이다. 이 기간 융자잔고는 578만주에서 1060만주로 83% 늘었다. SH에너지화학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수혜주로 거론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는 써니전자 (2,435원 ▼30 -1.22%)의 신용융자도 같은 기간 327만주에서 462만주로 42.3% 증가했다.
이 밖에 큐로 (977원 ▼28 -2.79%), 극동유화 (3,640원 ▲10 +0.28%), 보해양조 (605원 0.00%), 퍼스텍 (4,575원 ▲125 +2.81%), 국영지앤엠 (1,432원 ▼3 -0.21%), 지에스이 (4,020원 ▲85 +2.16%), 한일단조 (3,000원 ▲85 +2.92%), 빅텍 (5,190원 ▲40 +0.78%), 파루 (859원 ▲11 +1.30%) 등 다양한 테마주들이 최근 일주일 간 신용용자 급등 종목으로 분류됐다.
사상 최고가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히려 신용융자가 크게 늘지 않았다. 레버리지 수요 대부분이 단기 고수익을 노린 단타 수요였던 셈이다.
짧은 기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손실 위험성도 크지만 최근에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개선되면서 신용융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이 지난달 6184억원 순매수로 전환한데 이어 이달에는 1~10일 동안 1조2935억원 순매수로 매수량을 늘렸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업황도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시 여건상 당분간 하락을 일으킬만한 위험 요소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며 "하지만 신용융자는 이자율이 높고 반대매매 위험도 높아 장기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