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아미르카비르 대학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한 여성이 "당신의 실수는 의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당신의 거짓말은 고의적이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 AFP=뉴스1
FT 이날 '여객기 격추에 대한 거짓말이 이란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다'라는 기사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장관 사망으로 얻은 신뢰가 우크라이나 여객기 사태로 무너졌다. 집권체제 내부에서조차 큰 분열이 생겼다"고 전했다.
심지어 지난 주말 시위에서는 이란 내에서 신적 존재로 간주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퇴진 요구까지 나왔다.
제임스 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는 1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은 1979년 이슬람공화국 수립 이래 가장 취약한 상황"이라며 "솔레이마니 사망과 여객기 추락, 국민들의 불안이 결합하면서 붕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이란 국립대인 사히드 베헤스티대의 사이드 레이즈 교수는 이번 사태가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를 은폐하려 했던 구소련 당국의 행태와 유사하다고 평했다. 체르노빌 사고를 은폐·축소한 당국자들의 결정이 1991년 소련의 붕괴로 이어졌듯, 이란 정권도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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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많은 이란 시민들은 정부의 진실 은폐 시도와 미국과의 전쟁 위험에도 민간 항공편을 중단하지 않은 당국의 결정에 격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들의 분노가 거센 것은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시위 유혈 진압 등으로 불만이 누적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에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이 다시 한번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이란 시민들)가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씁쓸한 농담'(bitter joke)도 퍼지고 있다.
하지만 이란 강경파는 당당하다. 이란 강경파 정치인 이슬람연합당의 하미드 레자 타라기 의원은 FT에 "정부의 지역 및 국방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유지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위협으로 오인 격추가 일어났다"는 말로 미국 측에 책임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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