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넘는 유상증자' 일야, 프랜차이즈 인수 논란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0.01.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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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대상 예울에프씨 예상수익 과장광고로 공정위 제재받아

'시가총액 넘는 유상증자' 일야, 프랜차이즈 인수 논란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 일야 (4,850원 ▼560 -10.35%)가 시가총액보다 많은 대규모 주주 우선 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외식 프랜차이즈 인수에 나서 논란이다. 주력 사업과 연관성이 없어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든 데다 인수 대상 프랜차이즈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후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야는 최근 샤브샤브 프랜차이즈 예울에프씨의 지분 100%(10만주)를 15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야는 계약금 15억8200만원을 선지급했고, 잔금 142억3800만원은 오는 3월31일에 지급할 예정이다.



잔금은 262억원 규모의 주주 우선 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14일 기준 시가총액 248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공모 기간은 오는 3월3일부터 9일까지며 납입일은 11일다.

증권업계는 일야가 기존 사업인 휴대폰 케이스 제조 및 철스크랩 사업과 관련이 없고, 성장성이 낮은 식음료(F&B)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점을 우려한다.



현재 예울에프씨는 ‘꽃마름 샤브샤브’ 브랜드로 전국에 81개 가맹점과 4개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2019년 11월 누적기준 매출액은 75억6600만원, 영업이익은 4억9000만원이다. 2017년 매출액 111억6100만원, 영업이익 24억200만원 수준에서 실적이 급감하고 있다. 실적 부진 이유는 2018년 7월 공정위 제재에 따른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신규 가맹점 수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울에프씨는 공정위로부터 가맹희망자에게 예상수익을 객관적 근거 없이 부풀려 제공한 혐의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신규 가맹점 확대에 따른 개설 매출은 2017년 34억원에서 2019년 1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울에프씨의 평가를 맡은 회계법인 동행은 회사가 매출액 100억원, 영업이익 7억~11억원을 올릴 것으로 평가했다. 올해만 가맹점 12개가 늘어나 총 가맹점 수가 평균 80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가정한 수치다.


일야가 예울에프씨를 인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당장 가시적인 실적개선 효과를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야 역시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5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일야의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진행될지도 변수다. 만약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 횟수가 늘어나면 잔금일까지 자금조달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사 A는 지난해 8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6차례 정정을 하기도 했다"며 "자칫 증권신고서 정정 횟수가 늘어나면 일야는 계약금만 몰취 당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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