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콜드체인'…SK, LNG 냉열활용 저온 물류에 250억 투자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0.01.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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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천연가스→기체' 과정서 발생하는 엄청난 냉기 재활용…환경오염 줄이고 효율 높여

벨스타 기술 개념도/사진=SK(주)벨스타 기술 개념도/사진=SK(주)


이번엔 콜드체인(저온유통)이다. SK(주)가 콜드체인 물류업체 벨스타수퍼프리즈에 25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라섰다. LNG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냉매로 재활용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SK(주)는 13일 이 같이 밝히고 물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콜드체인은 신선식품 등의 저장∙운송 과정을 저온으로 유지시켜 품질을 확보하는 저온유통체계다.



SK는 이번 지분 투자로 벨스타의 2대 주주가 됐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공동투자자로 참여해 SK와 함께 역시 2대주주가 됐다. 양사는 향후 1년 이내에 각각 125억원씩 총 250억원을 추가 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도 갖는다.

벨스타는 국내 최초로 LNG 냉열을 콜드체인에 활용하는 기술을 확보한 업체다. SK는 이번 투자를 통해 사업인 저온 물류영역 선점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 및 재활용’이라는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벨스타는 지난 2014년 미국 사모펀드 EMP벨스타가 설립했다. 최대주주인 EMP벨스타와 CITIC(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벨스타는 지난해 4월 경기도 평택시의 오성산업단지 내 2만8000평 규모 대지에 현대식 저온 물류센터를 준공해 6월부터 가동 중이다. 올해부터는 인천항만공사가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항배후단지 내 국내 최대 규모로 설립 예정인 초저온 복합 물류센터 개발 사업에도 참여한다.

벨스타 기술의 핵심은 영하 162도의 초저온 환경에서 액화된 천연가스를 다시 기체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초저온냉기)을 저온 물류용 냉매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폐기되는 냉열을 재활용함은 물론, 재활용하지 않을 경우 기화시키는 과정에서 사용된 바닷물을 바다에 방류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도 방지할 수 있다. LNG를 액화시키는 과정에서 주입된 엄청난 냉기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한다는 의미다.

또 기존의 전기 냉장 방식 대비 전기요금을 최대 70%까지 절감할 수 있어 원가경쟁력도 탁월하다. 벨스타는 자체적으로 LNG 냉열 R&D(연구개발)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국내 특허 4건, 국제특허 1건을 보유하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저온 물류 인프라는 매우 부족하다. 아시아 지역의 유통 과정 중 식품 손실비율은 56% 수준으로 선진국의 2~3배에 달한다. 국내의 경우, 5년 이내에 준공된 저온 물류센터 설비가 전체의 10% 미만일 정도로 노후화가 심하다.

SK는 이번 SK(주)의 벨스타 투자를 통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초저온 물류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바이오 의약품, 고급어류는 물론 항온∙항습 보관이 필요한 제약 등 고부가가치 물류 영역에서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제약∙뉴에너지∙반도체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SK(주)는 2017년 글로벌 물류기업인 ESR(E-Shang Redwood Group)에 투자하면서 물류사업에 진출했다.

회사 관계자는 “아시아지역 콜드체인 인프라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현대식 인프라의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벨스타가 보유한 독자적 기술력과 SK㈜ 비즈니스 노하우,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접목함으로써 아시아 콜드체인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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