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까지 뛰어든 한진家 '경영권 다툼' 어디로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이건희 기자 2020.01.1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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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반도건설, 한진칼 지분 8.3% 확보하며 '경영 참여' 선언…오는 3월 주총이 관건

한진칼 주요 주주 현황. 한진칼 주요 주주 현황.


한진 (21,050원 ▼150 -0.71%)그룹의 경영 향배가 안갯속에 빠졌다. 총수 일가 '집안 갈등'에 이어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8.28%로 늘리며 보유 지분의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밝혔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지난 10일 대호개발 등 3개 계열사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한진칼 (64,000원 0.00%) 보유 지분을 8.28%까지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지분율 6.28%보다 2%포인트 늘린 것이다. 지분 보유 목적도 '단순 취득'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반도건설은 한진칼 지분 8.28%를 확보하면서 한진가(家)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지분율 28.94%)을 제외하면 세 번째로 지분이 많은 주주가 됐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 이어 한진칼 지분은 KCGI(강성부펀드)가 17.29%, 미국 델타항공이 10%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꿨다. 목적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전까지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가 2달여 앞으로 다가오자 경영 참여로 보유 목적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터진 가족 간 갈등…'조원태'VS'조현아+이명희'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 /사진=홍봉진 기자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 /사진=홍봉진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한진가는 한진칼 지분 28.94%를 갖고 있다. 여기에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정상적인 경우의 수에선 한진가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한진가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진가는 △조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조 회장의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등 4명의 가족이 지분율을 비슷하게 보유 중이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이들 4명이 경영권 확보에 우선을 두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경영방침에 반발하면서 내부 균열이 외부로 드러났다. 여기에 조 회장이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이 고문을 찾아가 난동을 부린 것도 알려졌다.

이에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 '모녀'가 조 회장과 갈라섰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돌았다. 결국 조 회장이 어머니인 이 고문을 찾아가 난동에 대해 사과하고, 이 고문은 받아들였다고 하지만 모자간 갈등 골이 꽤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꽃놀이패' 쥔 반도건설…오는 3월 정기 주총이 '변곡점'
지난해 3월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지난해 3월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오는 3월에 열릴 정기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다뤄질 예정이다. 이에 한진칼 측은 관련 분위기에 대해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가족 간 갈등 상황과 더불어 이전부터 경영권 견제를 해온 KCGI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최근 경영 참여를 선언한 반도건설이 어느 편에 서느냐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이 고문과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권 회장이 '모녀'의 편을 들지는 알 수 없다.

권 회장은 양쪽을 저울질하며 몸값을 올릴 가능성이 더 크다. 반도건설은 가족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해 12월에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한진가가 경영권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제3의 주주 지분율이 높은 것도 향후 경영에 부담이다. KCGI와 반도건설의 지분을 더하면 25.42% 수준이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지분(4.11%)을 더하면 한진 특수관계인 지분보다 많아진다.

델타항공이 가진 지분의 역할도 크다. 델타항공의 경우 경영권 참여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대한항공 (21,950원 ▼50 -0.23%)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향후 다른 산업에서 델타항공에 끌려다닐 위험이 있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가족 간의 갈등이 나타나자 반도건설이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 간 갈등이 더 커질수록 KCGI나 반도건설 등 외부 자본이 더 개입될 여지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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