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회사 서남, 몸값 670억 책정..초전도케이블 수혜 기대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1.1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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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인 초전도선재 기술 바탕 기술특례 IPO 추진…상장 직후 매도가능물량 57%로 오버행 우려도

초전도선재 회사 서남이 기술특례 상장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 671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이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약 19.6배로, 앞으로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에 따른 수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뒤 50% 이상 주식이 매도 가능 물량으로 일각에선 오버행(대량대기매물) 우려도 제기된다.

적자 회사 서남, 몸값 670억 책정..초전도케이블 수혜 기대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남은 오는 2월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하는 등 공모 일정과 전략을 확정했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2004년 설립된 서남은 독자 기술인 RCE-DR(Reactive Co-evaporation Depostition & Reaction) 공정을 통해 초전도선재를 생산한다. 초전도는 특정 온도 등 조건에 따라 금속 등의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전기 저항이 사라지기 떄문에 전도율이 뛰어나 손실 없이 전류를 흘릴 수 있다. 초전도선재는 초전도체를 '와이어'(선) 형태로 가공한 제품이다.

서남이 독자 기술로 생산한 초전도선재는 기술 및 비용 절감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를 바탕으로 LS전선, 한국전기연구원 등에 공급했다.



서남은 앞으로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세계 최초로 지난해 7월 흥덕-신갈 구간 1킬로미터(km) 길이의 초전도 케이블 가동을 시작했는데, 여기에 서남이 생산한 100km 이상의 초전조선재가 공급됐다. 초전도 케이블은 송전 과정에서 전기 손실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차세대 기술로 통한다.

한국전력은 2020년부터 역곡-온수 간 초전도 케이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사업에는 270km 이상의 초전도선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문산-선유 간에도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초전도 케이블을 설치할 예정이다. 국내 유일한 초전도선재 생산 회사인 서남의 수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서남이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2700~3100원이다. 희망공모가밴드 기준 예상 기업가치(스톡옵션 포함) 584억~671억원이다. 지난해까지 적자가 이어진 서남은 올해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는데, 올해 추정 실적 기준 예상 기업가치는 PER(기업가치) 17~19.6배다. 보유 기술에 차이는 있지만, 우리 증시에서 산업용 전기장비 업종의 평균 PER이 10배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상장 뒤 오버행 우려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남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13.42%로 비교적 낮다. 또 주요 주주에는 제이호 과학기술사모투자전문회사(9.73%), KTBN 7호 벤처투자조합(9.45%), 포스코 패밀리 전략펀드(6.28%), 엘앤에스 신성장동력 글로벌 스타 투자조합(5.47%) 등 재무적투자자(FI)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남 주요 주주의 보호예수 확약 주식을 뺀 상장 뒤 바로 매도 가능한 물량은 전체 주식의 57.73%다. 서남과 마찬가지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패스트트랙을 통해 지난해 12월 상장한 메탈라이프의 상장 직후 매도 가능 물량은 20.79%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서남은 독자적인 초전도선재 공정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앞으로 초전도 케이블 구축 사업이 많아질수록 초전도선재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며 "서남의 보유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와 향후 초전도 케이블 시장 전망 등에 따라 밸류에이션에 대한 평가는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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