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을 찾은 이융탕 직원들. 입장을 위해 줄을 서있다. /사진=롯데면세점
지난 9일 중국 건강웰빙식품·건강 보조기구 판매기업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5000여명이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이융탕 2020 한국연회'참석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일부터 5박6일동안 인센티브 관광을 위해 인천을 방문했다. /사진=뉴스1
12일 오후 3시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일요일 낮시간임을 감안해도 매장마다 긴줄을 섰고 엘리베이터가 만원일 정도로 붐볐다. 인기가 높은 설화수 매장은 몰려든 인파에 마비상태였다. 줄을 선 이들은 가이드 안내에 따라 한국산 화장품과 운동화, 홍삼 등 쇼핑목록을 얘기하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40대 중국인 천모씨는 "한국에 오자마자 화장품을 살 계획이었다"면서 한한령을 묻자 "잘 모른다, 신경쓰지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은 중국 선양의 건강식품·보조기구 업체인 이융탕(溢涌堂) 직원들로 지난 7일 인센티브(포상) 관광차 5박 6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2017년 중국 사드 보복이후 사상최대 규모인 5000명이다. 이들 임직원을 실은 버스 100여대가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서울 롯데면세점 본점과 월드타워점, HDC신라아이파크, 신세계명동점 등 주요 시내면세점을 방문했다.
롯데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허용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 정부의 묵인 없이 단체관광객이 롯데면세점을 방문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중국 선양 건강식품·보조기구 제조회사인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및 관광객들이 서울 용산구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찾아 쇼핑을 하고 있다. 이융탕 임직원 5000명이 지난 7일부터 5박 6일간 인센티브 관광을 왔으며 단체 관광객 규모로는 한한령이 시작된 2017년 이후 단일 규모로는 최대이다. /사진= 뉴시스
중국 내에서 한국 단체여행 상품이나 복수 비자 발급을 재개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최근 중국 여행업체 '중국청년사(CYTS)'는 7일 간 한국 서울과 설악산 등을 방문하는 패키지 상품을 열었다. 중국국제여행사(CITS)도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경복궁과 청와대 등 5일 서울을 여행하는 상품 등을 판매중이다.
중국 내에서 한국관광 수요가 높아지는 것 역시 한한령 해제 관측에 힘을 싣는다. 중국도 정치적 관계를 떠나 자국 내 여행수요를 한한령으로 계속 묶어두기엔 부담스러웠다는 뜻이다. 2016년 800만 명에 달했던 방한 중국시장은 2017년 반토막 났지만 지난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팝과 K뷰티 등 신한류의 영향을 받은 개별관광객 때문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 내 여행통계를 보면 한국은 인기여행지에 포함되지 않지만, 이는 단체여행 상품이 막혔기 때문"이라며 "개별여행객(FIT·싼커) 위주의 여행수요가 높은 한국은 전체 중국 해외여행객을 놓고 보면 5위 안에 든다"고 말했다.
12일 중국국제여행사(CITS)에 올라온 서울 여행 관련 상품. /사진=CITS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과거에도 한중관계가 해빙 무드로 접어들었다 다시 막혔던 사례가 있었단 점에서 속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에서 한한령 해제를 공식 발표하지 않는 한 확언하기 어렵다"며 "중국 내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이 한국행 상품을 판매해야 비로소 유커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