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개 유전정보로 항체 선별…기술 차별화"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01.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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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멥신, 노바티스·오비메드 등 글로벌 기업서 투자유치…'올린바시맵' 병용임상 2상 완료

유진산 파멥신 대표/사진=김근희 기자유진산 파멥신 대표/사진=김근희 기자


바이오 벤처기업 파멥신 (2,915원 ▼285 -8.91%)은 2008년 9월 설립과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설립 2주 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노바티스를 비롯해 모든 투자가 보류됐다. 좌절하던 찰나 파멥신은 이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로 향했고, 노바티스와 글로벌 투자기관 오비메드의 투자를 받아내 기사회생했다.

유진산 파멥신 대표는 "당시 투자는 중지했지만 기술을 높게 평가한 노바티스가 JP모건 콘퍼런스에 데려가 투자자들에게 소개했다"며 "완전 인간항체 라이브러리' 등 차별화된 기술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파멥신을 높게 평가한 것은 유 대표의 전문성과 파멥신의 독자적인 기술력 때문이다. 유 대표는 세계 최대 생명의학연구소인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일하다 2001년 LG생명과학(현 LG화학 (370,500원 ▼8,000 -2.11%))으로 영입됐다. 그는 이때부터 질병을 유발하는 항원을 물리칠 항체를 체외에서 만들어 치료하는 항체의약품을 연구했다.

유 대표는 2006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관련 연구를 계속했다. 2008년에는 노바티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이 추진한 바이오기술 글로벌 사업화 프로젝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파멥신 창업에 나섰다.



항체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특정 질병에 어떤 항체가 맞는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파멥신은 1000억개 이상의 유전 정보를 통해 항체를 선별하고, 약물 유효성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인 완전 인간항체 라이브러리를 갖고 있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빠르게 신약후보 물질을 확보할 수 있다.

파멥신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항체의약품 신약 '올린바시맵'(TTAC-0001), 이중항체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을 개발 중이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신약은 올린바시맵이다. 이 물질은 신생혈관 생성을 차단해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한다.

파멥신은 기존 치료제인 '아바스틴'에 내성이 있는 교모세포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올린바시맵 미국·호주 임상 2상 첫 환자 등록을 지난해 11월 마쳤다. 다국적 제약사 MSD와 공동으로 키트루다와 올린바시맵 임상도 진행 중이다. 각각 재발성 뇌종양 환자와 전이성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호주 임상 1b상이다. 두 임상 모두 올 1분기 완료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올린바시맵은 현재 치료제가 없는 아바스틴 내성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있어 의료계에서 주목하고 있다"며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올린바시맵의 병용 임상들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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