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또… "내 가족이면 안 태워" 직원 대화록 파문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1.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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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맥스 관련 미국 국회에 제출한 100여쪽 문서에 담겨

총 346명이 숨진 두 건의 대형참사로 지난해 3월 이후 운항이 중단된 보잉 737맥스 기종. 빚더미에 오른 보잉은 이달부터 737맥스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AFP총 346명이 숨진 두 건의 대형참사로 지난해 3월 이후 운항이 중단된 보잉 737맥스 기종. 빚더미에 오른 보잉은 이달부터 737맥스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AFP


잇따른 대형 참사로 물의를 빚은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직원들 간 미국연방항공청(FAA)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문서가 공개돼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보잉이 상·하원에 제출한 100여 쪽에 달하는 보잉 737맥스 관련 문서에 논란의 내용이 포함됐다.



보잉의 737맥스는 두 차례 추락사고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전 세계에서 운항이 중단된 기종이다. 737맥스는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지난해 3월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여객기가 각각 추락하면서 총 346명이 숨지는 참사를 초래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보잉 소속 조종사와 회사 직원들이 737맥스 비행 시뮬레이터의 소프트웨어 결함 등을 미 연방항공청(FAA)에 숨겼다는 사실을 자랑하며 당국을 조롱하는 내용이 담긴 통신문이다. 이 통신문은 2018년에 기록된 것으로, 두 건의 대형참사 이전에 이뤄진 대화로 전해졌다. 소프트웨어 시스템 결함은 이들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통신문에 따르면 한 직원은 "나는 여전히 내가 작년에 한 일을 은폐한 것에 대해 신한테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감독 당국에 결함 사실을 숨긴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통신문에서는 한 직원이 "당신이라면 맥스 시뮬레이터 훈련기에 가족을 태울 거냐? 난 안 태울 것이다"라고 말하자 다른 직원이 "나도 안 태울 것"이라고 답하는 대화가 담겼다.

보잉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문서를 공개하며 "이들 교신은 우리 회사의 특성과 지향하는 바를 반영하지 않으며,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고 밝히고, "우리는 이들 교신의 내용에 유감을 표하며 (FAA와) 의회, 항공기 승객에게 사과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들 문제와 관련해 적절한 FAA의 모든 추가 심리를 환영하며, 관련 의회 위원회가 관여하면 완전히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737 맥스' 사태 이후 보잉은 악재를 연거푸 맞아왔다. 원래 보잉은 FAA로부터 보잉 737맥스 운항 허가를 재발급받아 지난해 안으로 운항 재개를 할 계획이었으나, 재발급이 늦어지며 부채가 확 늘었다. 보잉의 지난해 4분기 총부채(추정치)는 257억달러(약 30조원)로, 1분기에 비해 70% 증가했다. 결국 이달부터 보잉은 737맥스 기종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 8일 이란 테헤란에서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다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전원 사망한 우크리이나 항공기의 기종 또한 737-800으로 보잉이 생산한 기종이다.

NYT는 "보잉의 위기가 이어지는 상태에서 이들 메시지의 내용과 험담하는 듯한 어조는 FAA 및 여타 감독 당국과 보잉 사이의 팽팽한 긴장 관계를 더욱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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