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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호텔 럭셔리' 경쟁…신세계는 잠시 숨고르기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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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악화·재무부담에 웨스틴조선호텔리뉴얼 보류…조선호텔 "리뉴얼 시점·방향 지속 검토 중"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 부산 전경. /사진=뉴스1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 부산 전경. /사진=뉴스1




부산이 특급호텔 1번지로 이름값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해운대 터줏대감 신세계조선호텔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대대적인 개·보수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높았던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은 올해 영업을 지속한다. 레스케이프 부진으로 재무부담이 커지며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에서 특급호텔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오는 상반기 롯데의 6성급 브랜드 시그니엘이 해운대 앞 엘시티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기존 파크하얏트 부산과 파라다이스 부산도 공격적으로 럭셔리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를 공략 중이고 기장에 자리잡은 힐튼 부산도 해운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부산 관광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투자도 돋보인다. 2018년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이 인수한 노보텔앰배서더 부산의 임차운영을 확정 지었다. 지난해 초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노후화된 시설을 교체 중이다. 신세계는 오는 하반기 리모델링을 마치고 호텔 콘셉트를 새롭게 바꿔 운영을 시작한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해운대 대표 호텔인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의 리뉴얼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동백섬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의 전면 리뉴얼을 계획해 왔다. 가장 최근 리모델링이 15년 전인 2005년인 만큼, 시설 개·보수 시점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2017년 파라다이스 부산이 70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마치고 시그니엘과 힐튼 부산 등 6성급 호텔이 속속 진출하며 시설 고급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신세계조선호텔의 독자 부티크 브랜드 레스케이프. /사진=신세계조선호텔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신세계조선호텔의 독자 부티크 브랜드 레스케이프. /사진=신세계조선호텔
노보텔이 하반기 문을 여는 올해가 리뉴얼의 적기라는 전망이 흘러 나왔다. 노보텔 운영과 함께 리뉴얼을 진행하면 호텔의 영업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웨스틴조선호텔에 소속된 인력들을 그대로 옮길 수 있어 인력운용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신세계조선호텔은 리뉴얼에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는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의 개·보수 계획이 잠정 연기됐다고 전했다. 신세계조선호텔도 해당 호텔이 올해 영업 중단 없이 운영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신세계조선호텔의 재무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최근 공격적으로 호텔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다. 2018년 문을 연 부티크 브랜드 레스케이프의 영업이 부진을 거듭하며 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어서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해 7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도 3분기까지 135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 중이다. 현재 임차운영을 확정한 서울 강남 르네상스 호텔과 제주 켄싱턴 등이 향후 1~2년 사이에 오픈을 앞둔 만큼 재무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실제 이같은 이유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신세계조선호텔의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 /사진=신세계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 /사진=신세계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호텔과 함께 최대 캐시카우인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의 리뉴얼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영업공백도 문제지만 리뉴얼에도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에선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이 시그니엘 등에 맞서 전 객실을 하이엔드급으로 꾸미는 6성급 호텔로 리뉴얼을 계획한다는 예상이 높았다. 이 경우 호텔 리뉴얼에 들어가는 투자비용도 상당한 만큼,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가 새롭게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 역시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10월부터 조선호텔의 선장을 맡은 한 대표는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총괄을 담당한 재무통으로 실적개선을 위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부산 호텔 리뉴얼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대신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실적개선에 힘을 쏟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하반기 새롭게 이름을 달고 운영을 시작하는 노보텔과 함께 웨스틴조선 부산도 올해 운영을 이어갈 것"이라며 "현재 리뉴얼의 시점과 방향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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