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처럼 통큰 양보' 롯데 김대륙 "(안)치홍 형이 등번호 가져가 미안하대요" [★인터뷰]

스타뉴스 심혜진 기자 2020.01.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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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당시의 김대륙./사진=롯데 자이언츠2017년 당시의 김대륙./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안치홍(30)에게 흔쾌히 등번호를 양보한 선수가 있다. 바로 내야수 김대륙(28)이다. 안치홍은 그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KIA 타이거즈에 있을 때 안치홍의 등번호는 8번이었다. 그러나 롯데에서는 그 번호를 쓸 수 없었다. FA 재계약한 베테랑 전준우(34)의 등번호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치홍은 변화를 줬다. 경찰야구단 시절 달았던 13번을 택했다.



그런데 13번도 주인이 있었다. 지난해 군에서 제대해 올 시즌 복귀를 앞둔 김대륙이 선택한 번호였다. 그러나 그는 안치홍에게 13번을 양보하고 자신은 46번을 달았다.

김대륙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성민규 단장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셨다. 등번호 변경에 대해 양해를 구하셨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웃었다.



후배의 등번호를 바꾸게 한 안치홍 역시 미안함을 전했다. 김대륙은 "(안)치홍이 형도 지난 8일 전화가 왔다. 미안하다고 말하더라. (형이) 더 잘 챙겨주겠다고 했다"며 웃었다.

그의 새 등번호 46번은 5년간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레일리(32)가 달았다. 이에 대해 김대륙은 "46번이 남아있기도 했고, 레일리의 번호이기도 하다. 레일리의 기운을 받고 싶고, 받아야 한다. 레일리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잘해야 한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2019년 교육리그에서 뛴 김대륙./사진=롯데 자이언츠2019년 교육리그에서 뛴 김대륙./사진=롯데 자이언츠
사실 김대륙은 계획대로라면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서 한창 경기를 소화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햄스트링 쪽에 문제가 있어 조기 귀국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은 프로그램으로 사직구장에서 훈련 중이다. 강도는 세다. 토요일을 제외하고 주6일 운동을 한다. 오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하고 오후에는 기술 훈련에 들어간다.


2015년 롯데에 입단해 2017년까지 통산 179경기, 타율 0.147를 기록한 김대륙은 "군 입대를 하기 전 큰 활약을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일을 내야 한다. 운동해야 할 필요성을 확실히 느꼈다. 호주 스프링캠프에도 가야 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치홍과 딕슨 마차도(28)의 영입으로 롯데 내야 수비는 한층 강력해질 전망이다. 김대륙으로서는 힘든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는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지만 나의 주포지션은 유격수다. 용병(마차도)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백업을 보다가 틈이 보일 때 치고 올라가 보겠다"며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서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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