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시클 권성훈 대표/사진=LF
패션쇼핑몰 하프클럽을 운영하는 트라이씨클의 권성훈 대표는 e커머스에 대해 이처럼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적자수렁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매출과 고객기반만 키우며 '유니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권 대표의 이력은 왜 그가 이같은 지론을 펴는지 짐착케 한다. e커머스 혈투에 대형 유통기업들까지 휘말리며 패션유통시장은 '죽음의 늪'이 된지 오래다. 그가 이끄는 트라이씨클도 한 때 적자의 늪에 빠져 있었지만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일약 패션 e커머스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권 대표는 최근 LF그룹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하기도 했다.
적자수렁 트라이씨클에 구원투수...1년만에 반전신화
권 대표는 LG그룹 공채출신으로 LS산전(옛 LG산전), LG정보통신, LG노텔 등을 거쳐 2008년 GS홈쇼핑에서 바이어와 e커머스 팀장으로 커머스시장에 발을 디뎠다. GS샵의 경영기획, 상품기획, IT기획팀장 등을 거치며 e커머스 전반을 꿰뚫었다. 2015년 LF가 홈쇼핑 인수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그를 영입했다. 하지만 인수가 무산되자 그는 LF 뉴미디어 사업담당을 맡았다. 당시 LF몰의 '냐 캠페인'이 그의 작품이다. LF가 한글 ‘냐’처럼 보이는 데 착안해 유머코드를 담은 ‘냐 광고 시리즈’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냐’와 ‘몰(Mall)’을 결합한 ‘몰 좀 아냐’ CF가 대표적이다. 그의 추진력을 눈여겨 본 구본걸 LF 회장이 트라이씨클 회생 프로젝트를 맡겼다. 권 대표는 "회장께서 살릴 수 있겠느냐고 물으셔서 자신있게 얘기했지만 솔직이 앞이 깜깜했다"고 말했다. 부사장급이 맡던 자회사 사장을 상무보에게 맡긴 것이다. 앞서 종합몰 출신 대표를 영입했었지만 모두 손을 들고 나갔다.
하프클럽 급성장세...30-40세대 대표몰 육성주력인 하프클럽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유망 디자이너상품을 모으고 PB(자기브랜드) 상품군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였다. 대형 오픈마켓 등과 제휴판매를 통해 안정성을 높였다. 모회사인 LF의 단종 브랜드를 받아 온라인용 상품으로 재탄생시킨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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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의 원칙도 세웠다. 자체판매와 제휴판매 비중은 7대 3, 몰내에선 외부상품과 자사상품 비중을 8대 2로 정립했다. 그는 "수익성을 지키면서도 안정성을 유지하고 외부 파트너와 동반성장하면서 내 상품의 경쟁력도 키우는 황금율"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17년 영업이익이 17억원으로 턴어라운드했다. 이어 2018년에는 거래액 2300억원 영업이익은 44억원, 지난해에는 거래액 3000억원,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상승세다. 올해는 거래액 4000억원, 영업이익은 102억원을 목표로한다. 수년내 거래액 1조원 돌파까지 예상한다.
권 대표는 트라이씨클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쿠팡과 같은 거대 e커머스 기업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세에 나서지만 패션시장은 트랜드 변화가 빠르고 스타일이 좌우하는 만큼 충분히 해볼만하다"며 "하프클럽을 3040세대를 대표하는 패션몰로 각인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