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인재영입 6호 '78년생 홍정민'…"경력단절 겪은 워킹맘"(종합)

머니투데이 이지윤 , 김예나 인턴 기자 2020.01.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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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고난 딛고 사시 합격…경제연구자이자 창업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 영입행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6호 IT스타트업 홍정민 대표에게 당헌, 당규 서적을 전달하고 있다./사진=뉴시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 영입행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6호 IT스타트업 홍정민 대표에게 당헌, 당규 서적을 전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9일 경력단절을 겪은 워킹맘이자 스타트업 '로스토리 주식회사'를 이끄는 홍정민 대표를 영입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제 딸과 나이가 같지만 생각의 차원이 다르다"며 농담을 섞어 환영했다.

민주당은 이날 여섯번째 영입인재로 경제연구자이자 변호사, 리걸테크(Legal Tech, 법률과 기술의 합성어)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한 홍 대표를 소개했다. '영입 1호'인 최혜영 교수에 이어 두 번째 여성인사 영입이다.



홍 대표는 '경단녀'였다. 그는 지난 2001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차석으로 졸업하고 삼성화재에서 4년간 근무했지만 출산 이후 육아를 위해 퇴사한 뒤 경력단절을 겪었다.

홍 대표는 "10여년 전 (재취업을 준비할 당시) 서류나 면접전형에서 많이 탈락했다"며 "(면접관이) 기혼 여부와 자녀 여부를 묻거나 서류 상으로 공백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이 어려워진 그는 자신과의 싸움을 택했다. 홍 대표는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도전해 지난 2008년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경제학과 법률가의 전문성을 살려 기업자문 및 규제 연구에 집중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연소 부장으로 발탁됐다.

지난 2018년 홍 대표는 삼성경제연구소를 돌연 퇴사하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로스토리를 창업했다. 그는 "여유 있고 안정적인 직장이었지만 제가 살아가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며 "이룬 것은 많았지만 저만 좋고, 우리 아이들만 편하고, 내 가정의 행복에만 안주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가 설립한 로스토리는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인공지능 기반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시중 수임료의 3분의 1 수준 비용으로 저렴하고 신속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출시 3개월 만에 기록적 매출로 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홍 대표는 '로스토리 법률사무소'를 설립해 법률 공익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서울시 마을변호사로 활동하며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했으며 안양시 인사위원회 위원, 학교폭력위원회 자치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홍 대표는 "제 이력이 꽤 많지만 사실 두 아이 엄마 노릇이 가장 힘든 워킹맘"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제게도 아이를 낳은 뒤 경력단절 기간이 있었다"며 "경력단절로 고통받는 우리 사회 수많은 여성을 위해 그들이 다시 용기를 갖고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작은 근거라도 만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홍 대표의 입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참 열심히 살아온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학 박사에 변호사이고 대기업 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이제는 인공지능 기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융복합 사업을 창업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야 나이가 41세인데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깊이 천착한 건 어려운 일"이라며 "평생을 엘리트로 살아온 것 같지만 사연을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집안사정이 어려워 경제학자 꿈을 포기했고, 아이를 기르느라 원치 않는 경력단절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딸과 나이가 같은데 우리 딸과는 생각의 차원이 다르다"며 "4차산업혁명시대에 도전하며 열심히 사는 전문가가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정치에도 참여하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다. 한국의 정치·경제혁신에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홍 대표에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6호 IT스타트업 홍정민(가운데)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 영입행사에 참석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비롯한 당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6호 IT스타트업 홍정민(가운데)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 영입행사에 참석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비롯한 당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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