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갈등에도 '오락가락'하는 방산株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1.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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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종목, 실적과 주가 함께 가…수출 성과 기업 주목해야"

美-이란 갈등에도 '오락가락'하는 방산株


미국과 이란 사이 갈등이 발생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대부분의 방위산업 종목들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급상승했다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종목들이 부지기수다. 중동 위기와 국내 방산 기업 사이의 관련성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실적 성장을 하고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이다.

9일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빅텍 (4,950원 ▲20 +0.41%), 퍼스텍 (3,300원 ▼35 -1.05%), 스페코 (3,885원 ▼30 -0.77%) 등은 20% 안팎 하락하고 있다. 이 종목들은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일단조 (2,280원 ▼30 -1.30%), 포메탈 (3,435원 ▼10 -0.29%), 휴니드 (7,160원 ▲60 +0.85%) 등도 전날 15%∼25% 상승했다가 이날 10% 이상 빠지고 있다.



전날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중동 지역 위기감이 커지면서 주변 국가들의 무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상승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력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위기가 완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대부분의 종목들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큰 등락 폭을 보인 종목들이 모두 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주라는 것이다. 대형주로 분류되는 한국항공우주 (52,800원 ▲300 +0.57%),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5,000원 ▼6,000 -2.49%), LIG넥스원 (169,500원 ▲5,500 +3.35%) 등은 최근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 한국항공우주와 현대로템은 오히려 중동 위기가 커진 전날에는 주가가 하락했고 이날은 오름세다.



중소형주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기대감에 좌우되는 전형적인 테마주의 성격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동 위기로 주변국들의 군비 확충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과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실제 수혜를 입을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며 "막연한 기대감에 수요가 몰려 크게 오른 종목들은 크게 빠질 확률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방산 종목들에 투자할 때는 실적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실적이 좋아진 기업들이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경향이 있었던 만큼 올해도 실적 개선 수준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 성과가 좋은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LIG넥스원 등은 상대적으로 영업이익과 주가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봉진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올해 수출계약 확대가 필요하다"며 "수출계약이 성사되고 매출로 이어지는 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산 기업들의 해외 수주는 지난해보다 올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인도, 사우디 등에서 다수의 프로젝트가 협상 진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에도 큰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항공우주는 방위력개선비 증가에 따른 수혜와 정부 간 계약에 따른 대형 계약 등이 모멘텀(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기 수출 관련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고 있어 성장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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