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추락 '보잉737', 이전에도 엔진사고 있었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1.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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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37-800, 엔진 덮개·날개 균열 등 이전부터 있었던 문제점 지적…보잉에 추가 악재 우려

이란 테헤란 부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의 파편. /사진=로이터이란 테헤란 부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의 파편. /사진=로이터


이란 테헤란 부근에서 보잉 737-800 여객기가 추락,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면서 보잉에는 또 다른 대형 악재가 찾아왔다. 아직까지 사고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항공기 기체 결함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8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이번 추락사고는 보잉에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잉은 잇따른 자체 항공기 결함으로 상당한 비용 리스크를 짊어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큰 위기에 빠져 있다.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가기 위해 이란 테헤란을 출발했던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소속의 보잉 737-800 여객기는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여객기에 탑승했던 167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총 176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락 원인은 현재로서는 테러보다는 항공기 결함 쪽으로 기울고 있다. 탑승객 중 미국인이 한명도 없고 이란인이 많이 탄 여객기를 테러단체에서 공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737-800은 전세계에서 운항이 중단된 737맥스와는 다른 기종이다. 737-800은 737맥스의 이전 버전으로, 차세대 항공기라는 뜻의 737NG로도 불린다. 보잉의 737맥스는 두 차례 추락사고 이후 전세계에서 운항이 중단된 기종이다. 737맥스는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와 지난해 3월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여객기가 각각 추락하면서 총 346명이 숨지는 참사를 초래했다.

하지만 737-800기종 역시 이전부터 엔진고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4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한 737-800 항공기에서는 운항 중 엔진 일부가 갑자기 떨어져 날아와 항공기 동체를 치는 바람에, 유리창이 깨져 바로 옆에 타고 있던 여성 승객 한 명이 사망하는 일도 벌어졌다. 결국 지난해 11월 미 교통안전위원회는 보잉에 모든 737 차세대 항공기의 엔진 덮개를 재설계하라고 권고했다.

737-800은 날개 균열이 보고돼 한국에서도 한동안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10월 일부 해당 기종의 날개와 동체를 연결하는 부위에서 균열이 보고되자 국토교통부는 국내 운영 중인 150대의 전수점검을 실시했다. 737-800은 전세계적으로 6700여대가 운항 중이다.


이란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 2개를 모두 회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란 측은 "우리는 블랙박스들을 보잉이나 미국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자체 전문가팀을 이란으로 보내 사고 원인 규명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이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은 "결론이 나기 전까지 나오는 사고 원인에 대한 어떤 발표도 비공식적인 것"이라며 추측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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