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검찰에 칼 휘두른 다음날 국회 온 이유는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0.01.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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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법무부장관 취임 후 첫 국회 방문…법사위 전체회의 참석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추미애 법무부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7일 국회를 찾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입을 굳게 닫았다. 전날 단행한 검찰 고위급 인사 관련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방문했다. 지난 3일 취임 후 첫 국회 공식 방문이다.



추 장관은 전날 검찰 인사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듯 법사위 자문위원실에서 법사위원장실까지 이동하는 동안 기자들의 모든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전날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협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명 '윤석열 사단'교체를 강행했다는 야권의 비판 등에 대해 질문을 받았지만 시선을 정면에 고정한 채 묵묵히 걸어갔다.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팀 교체, 검찰 반발 움직임 등에 대해서도 일절 답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약 10분 정도 면담한 후 다시 법사위 자문위원실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입을 다물었다. 검찰 인사에 대한 평가와 향후 수사에 미칠 영향 등을 묻는 질문에도 답을 안 했다.

법무부는 전날 추 장관 취임 후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사실상 윤 총장의 '수족'을 잘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총장의 최측근 참모들이 대거 인사 대상이었다. 특히 조 전 장관 관련 사건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의 실질 책임자로 불리는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사법연수원 27기·검사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26기·검사장) 등이 상대적으로 '한직'으로 평가받는 곳에 보내졌다.


한 전 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박 전 부장은 제주지검 검사장으로 전보가 이뤄졌다. 조 전 장관 수사의 실제 총 지휘를 했던 배성범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연수원장을 맡게 됐다.

윤 총장과 '대윤(大尹)' '소윤(小尹)'으로 불릴 정도로 친분이 있는 윤대진 수원지검 검사장도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대신 검찰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관심이 높았던 서울중앙지검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인 이성윤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이 신임 지검장은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이같은 인사에 야당의 반발이 높았다. 자유한국당은 "정권 보신용 칼춤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새로운보수당도 "수사 지휘라인 대학살"이라고 비판했다.

범여권으로 불리는 정당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평화당은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검찰 인사가 지나쳤다고 평가했다. 대안신당도 "청와대와 권력의 검찰 길들이기 의도라면 큰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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