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美KKR와 2억달러 펀드…'천수답' 탈피 조용병 '결단'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20.01.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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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신한금융 전용 펀드 조성…고유자산 수익률 극대화+사모펀드 등 투자역량 확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조셉 배 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공동대표가 2018년 9월2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금융 본사에서 글로벌 대체투자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신한금융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조셉 배 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공동대표가 2018년 9월2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금융 본사에서 글로벌 대체투자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신한금융


신한금융이 고유자산 수익을 늘리기 위해 세계적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손잡고 거액을 투자한다. ‘이자와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국내 금융그룹의 천수답 경영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결단이다.

신한금융은 9일 글로벌 대체투자 역량 강화를 위해 글로벌 PEF 운용사인 미국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이하 KKR)와 2억달러(약 2300억원) 규모의 신한금융 전용 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KKR은 1976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투자회사다. 2018년말 기준으로 전세계에 약 1947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4개 대륙 16개 국가에 21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 신한금융과 KKR은 2018년 9월 ‘글로벌 대체투자 파트너십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다양한 협업을 추진해 왔다.

신한금융은 전용 펀드를 통해 고유자산의 수익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동안 신한금융은 이자와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선 선진 금융회사처럼 고유자산 수익을 높이게 필요하다고 보고 방법을 모색해 왔다. 그룹의 고유자산 운용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2018년초 GMS 사업부문을 출범했으며 KKR의 사모펀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 왔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 집중 투자한 ‘KKR 아시아 펀드 II’는 2013년 투자를 시작해 2017년 3월말 기준으로 순 IRR(내부수익률) 20.6%를 기록했다.



투자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신한금융은 그동안 BNP파리바와 함께 투자역량을 키워왔으나 조 회장은 KKR의 사모펀드와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 역량을 확보하는 것 역시 절실하다고 봤다.

조성된 펀드는 KKR이 보유한 다양한 글로벌 투자 상품에 양사가 상호 협의한 자산배분전략에 따라 투자하는 신한금융만을 위한 단독 맞춤형(Tailor-Made) 펀드다. 특히 일반적인 투자 방식과 달리 자산배분과 투자 결정 등 펀드 운용 단계별로 양사의 협의가 가능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KKR의 투자 의사결정과 관련된 전 과정에 참여해 KKR의 글로벌 투자 경험과 역량을 직접적으로 이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첫번째 맞춤형 펀드의 포트폴리오로 KKR이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PEF(사모펀드) 분야를 선정하고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통해 은행, 금투, 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공동 참여하는 1억50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론칭했다. 두번째 포트폴리오는 안정적 투자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부동산과 인프라 부문을 선정했으며, 현재 5000만달러 규모의 추가 펀드 조성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양사는 맞춤형 펀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으며 글로벌 대체투자 이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파트너십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KKR과의 단독 맞춤형 펀드 조성을 통해 그룹의 대체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다”며 “그룹의 글로벌 대체투자 역량을 일류로 향상시키기 위해 KKR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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