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신용등급이 아닌 신용점수로 심사를 받게 된다. 개인 신용을 1~10등급으로 포괄적으로 묶는 게 아닌 개인의 신용을 각각 1점 단위로 환산해 불합리한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다. 만약 나정보씨가 신용점수제에 따라 대출을 받았다면 대출 이자는 4등급(805~839점) 수준(3%대)에서도 책정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 신용의 평가방식이 정교해지고 까다로워지는 만큼 신용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대출이 거절되거나 대출 기한 연장 시 소득 정보 추가 확인이 필요했지만 점수제를 활용하면 유연한 여신승인이나 기한 연장, 기준 적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면에서도 할인 수준을 보다 세분화해 운영할 수 있다.
신용점수제는지난해부터 5개 시중은행(우리·국민·신한·하나·농협)에서 우선적으로 시범적용됐고 올해 내 보험이나 금융투자, 여신전문금융업 등 전 금융권으로 확대된다.
신용,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신용점수제는 신용등급제보다 평가 방식이 더욱 세밀해진 만큼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금융소비자는 일단 자신의 신용점수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대처해야 한다. NICE신용평가나 올크레딧(KCB) 등 신용평가사에서는 물론 카카오뱅크나 토스 앱에서도 신용점수를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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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실천하기 쉬운 신용 관리는 신용카드를 쓰며 금융 거래 이력을 쌓아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카드 개수가 아닌 꾸준한 금융거래 실적이다.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의 경우 체크카드를 월 30만원·6개월 이상 사용한 기록이 있다면 신용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6개월 이상 납부한 공공요금이나 보험료, 통신비 등을 등록하면 신용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또 여러 은행에서 거래를 하기보다 주거래 은행을 만들어 오랜 기간 거래하는 것이 대출 시 저금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은행을 먼저 찾아가보는 게 좋다. 은행이 아닌 2금융권(카드사·캐피탈·저축은행·대부업)에서 대출이나 현금서비스를 받으면 신용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정부정책 상품도 지원해주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연체된 대출이 여러 건 있다면 금액이 적은 대출보다 연체기간이 긴 대출을 먼저 상환하는 편이 낫다. 연체기간이 같다면 금액이 큰 것부터 상환해야 한다.
신용관리 O, X신용 관리에 있어 떠돌아다니는 여러가지 상식들 중에는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다.
신용조회를 하면 무조건 신용이 떨어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신용정보조회기록은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신용점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신용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대출이 없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신용도가 낮을 수 있을까. 그렇다. 신용거래가 전혀 없으면 오히려 등급이 낮을 수 있다. 때문에 신용카드를 쓰며 금융 거래 이력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단, 소득보다 과도한 지출은 오히려 신용 관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연체 대금을 다 갚으면 신용 등급이 오를까. 아니다. 연체 사유나 연체 금액, 기간에 따라 최장 5년까지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연체액을 다 갚은 후에도 꾸준히 신용을 관리해야 한다.
소득이나 자산이 많아도 신용등급이 낮을 수 있나. 그렇다. 신용거래 실적이 없거나 연체기록 등이 있으면 소득과 상관없이 신용등급이 낮아진다.
한번 떨어진 신용등급은 올라가지 않을까. 아니다. 등급 하락 원인을 해결하고 연체하지 않는다면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다. 신용을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