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패딩, 롱패딩 제쳤나/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올겨울 대란템(아이템) 숏패딩? 롱패딩 가고 숏패딩 왔다?까맣고 긴 '김밥 패딩'에 질린 소비자들은 올겨울 숏패딩에 지갑을 열었을까. 숏패딩 유행의 진실은 '가뭄 속 가랑비'로 설명된다. 롱패딩보다 숏패딩이 선전한건 맞지만 포근한 겨울날씨에 패딩 매출이 전체적으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단비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와 유통사마다 올겨울 매출 타격에 시름이 깊다. 겨울장사는 추워야 잘 되는데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이 2.8도로 평년(0.5~1.5도)보다 높아서다.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까지 A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9.7% 줄었다.
현대백화점에서 고객이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숏패딩을 살펴보는 모습./사진제공=현대백화점
추위가 매서웠던 2017년, 그리고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겨울 숏패딩 매출 비중은 확연히 높아졌다. 2017년엔 롱패딩이 81%로 대부분이었고 미들패딩(10.5%), 숏패딩(8.5%) 순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롱패딩(58.1%), 숏패딩(28.2%), 미들패딩(13.7%)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겨울 패딩 전체 매출이 좋지 않지만 숏패딩의 경우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근육맨 패딩'으로 불리는 노스페이스 '1992 눕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숏 마운틴 쿡 다운' 등이 매출을 견인했다.
숏패딩 판매율은 70%, 롱패딩은 50%…대박 없이 중박과 쪽박
노스페이스 '슈퍼에어다운' 신민아 모델컷/사진제공=노스페이스
네파의 경우 올겨울 숏패딩 매출이 지난 겨울과 비교했을 때 120% 늘어난 반면 롱패딩은 급감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코오롱스포츠는 "롱패딩, 숏패딩, 플리스 세 가지 상품의 판매 비중이 비슷한 수준"이라고만 밝혔다.
세대별 차이 뚜렷…1020 사이에선 숏패딩 유행 '진짜'
1020은 숏패딩, 3040은 미들패딩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래픽=다이나핏 제공
다이나핏이 지난달 622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패딩 선호도(롱, 미들, 숏 중)를 조사한 결과 10대와 20대의 각각 46.5%, 41%가 숏패딩을 꼽았다. 반면 30대와 40대는(각각 40%, 46%) 미들패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20세대가 자주 찾는 무신사스토어에서는 올겨울(11월1일~1월5일) 숏패딩 판매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30% 급증했다. 캐주얼 브랜드 스튜디오톰보이에서도 숏패딩 매출이 16배 늘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 '평창 롱패딩' 같은 히트상품이 겨울에 한번 나와줘야 하는데 2년 연속 부재한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숏패딩 물량을 확 늘릴 수도 없어서 플리스 등 대안 아이템에 눈을 돌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