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장세 국면, 필요한 건 '숫자'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1.0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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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주초반 쇼크 국면 진정세, 8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등 실적·지표개선 확인해야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예상치 못한 이란발 악재에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한 차례 충격을 겪었다. 아직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시장에서의 추가급락 우려는 잦아든 모습이다.



전일(7일) 코스피는 0.95% 오르며 지난 3일(-0.98%)의 충격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7일(현지시간)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등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약세 내지 약보합권에서 마감을 했으나 낙폭은 우려할 만큼 큰 상황은 아니다.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고 지난해 연말 이후 지속된 랠리가 재개되기 위한 요건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은 유동성 환경은 양호하다. 미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시한 국채매입 등 유동성 공급 덕에 한국 등 신흥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거세지고 있다는 평가(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다. 중국 역시 연초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한 장기 자금공급 효과를 도모한 바 있다. 풍부한 자금이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하게 일정 부분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만으로는 지난해 연말 시장을 달궜던 랠리를 이어가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상승 기대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숫자가 눈으로 확인돼야 한다. 실적이나 거시지표 개선 등이 뒷받침돼야 시장에 낙관심리가 다시 돌 수 있다는 얘기다.

대내적으로는 삼성전자 (73,400원 ▲200 +0.27%)의 이날 개장 전 실적발표가 눈길을 끌 전망이다. 현재 주력을 담당하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개선이 실제 얼마의 강도로 나타났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연초 가장 먼저 실적을 내놓는 삼성전자의 전년도 실적전망에 따라 한국증시 전반의 실적 기대감이 살아나느냐가 좌우되곤 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 쏠린 관심의 이유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복수 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1조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고 영업이익은 6조5792억원으로 2018년 4분기(10조8006억원) 대비 3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숫자를 내놓을 경우 지난해 말 상승세를 이어오다 이란 악재로 한 차례 휘청였던 한국증시가 다시 상승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특히 미국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날지 여부다. 일단 최근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국면을 기록한 점이 찜찜하다. 그럼에도 추후 발표될 각종 지표들이 우려를 씻어준다면 시장에는 다시 기대감이 감돌 수 있다.

하지만 대외여건은 아직 호전되기 이르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당분간은 현재의 관망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20년 글로벌 증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이슈는 세계 경제의 강력한 회복"이라며 "2020년 글로벌 증시의 상승기조가 이어지려면 2017년처럼 기저효과를 넘어서는 강력한 확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팀장은 현재 시장에서 기대하는 미국 관련 변수 3가지, 즉 △미국.중국 무역협상 합의 △미국의 금융완화를 통한 경기부양 △제조업 재고조정 진행에 따른 자생적 회복가능성 등이 즉각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미중 무역협상 합의가 있다더라도 이는 제조업 경기의 추가 악화를 막는 데 그칠 뿐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견인할 만한 변수가 아니라는 게 이 팀장의 평가다. 미국의 유동성 공급조치의 효과도 시차를 두고서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당장 올해의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미국의 제조업 재고출하비율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은 만큼 재고조정에 따른 자생적 회복가능성도 아직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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