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지난해 5월28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주연배우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봉 감독, 배우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조여정, 이선균, 송강호.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바른손이앤에이의 주가는 전일 대비 185원(10.45%) 하락한 1585원에 마감했고 현재는 이보다 더 하락한 1575원에 거래되고 있다.
황금종려상 수상 당시는 영화 개봉 전이라 흥행 대박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면, 이번 골든글로브는 전세계 영화 상영이 거의 끝난 시점이었다는게 문제였다. 수상 외에 더 기대할 재료가 없는 상황이라 주가가 급격하게 빠진 것이다.
바른손이앤에이가 이슈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것은 시가총액이 작고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한 전형적인 테마주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영화 제작 외 모바일 게임 사업 등을 하고 있는데, 연 매출액은 300억~400억원 수준이고 최근 2년 동안에는 2017년 13억원, 2018년 2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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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매출의 정산으로 실적이 반짝 개선 될 여지는 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Mojo)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기생충의 글로벌 매출은 1억2974만달러(1500억원)로 역대 한국 영화 중 글로벌 흥행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영화 수익 배분 구조는 매출의 13%를 세금(부가가치세 10%, 영화 발전기금 3%)으로 제하고 남은 금액의 절반(43.5%)을 영화관이 가져간다. 배급사가 수수료 10%를 떼고 남은 수익 33.5%를 투자자와 제작사가 6(20.1%)대4(13.4%) 정도로 나눠 갖는다. 기생충의 국내 매출이 860억원임을 감안하면 이중 바른손이앤에이 몫은 약 115억원으로 추정된다.
오는 10일 기생충의 일본 개봉이 예정돼 있고, 해외 매출과 향후 IP(지적재산권) 수익까지 고려하면 수익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마더' '방자전' 등 이름을 알린 작품도 여럿 만들었지만 2010년 방자전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다. 불확실성이 큰 영화 콘텐츠 사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캐시카우 역할을 할 만한 사업을 육성해야 하는데 현재 게임 사업부문의 성적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영화가 상을 타고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꾸준히 실적을 내지 못한다면 증권시장에서 좋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미 기생충의 기대감은 주가에 다 반영돼 더 오를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며 "적자인 기업의 적정 주가를 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