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셀트리온·유한양행·대웅제약 품었다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0.01.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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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약·바이오 투자패턴 따져보니…기술수출 성과 올린 한올바이오파마도 집중 매수

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


국민연금이 지난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중 한올바이오파마 (32,100원 ▼1,200 -3.60%)셀트리온 (172,900원 ▼4,200 -2.37%) 지분율을 집중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한국콜마 (49,400원 ▼1,100 -2.18%), SK케미칼 (42,850원 ▲200 +0.47%)에 대해서는 지분율을 크게 낮췄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올바이오파마 지분율을 2018년 말 현재 5.9%에서 지난해 1년간 9.3%까지, 3.4%포인트 확대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 (172,900원 ▼4,200 -2.37%) 지분율은 5.6%에서 8.1%로, 2.5%포인트 늘리고 유한양행 (69,300원 ▼800 -1.14%)에 대해서도 지분율을 10.4%에서 12.5%까지 확대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해외진출이 활발한 대웅제약 (107,500원 ▼1,700 -1.56%)의 지분율은 9.3%로 1년간 1.1%포인트 늘렸다.

한국콜마나 SK케미칼 지분율은 크게 줄였다. 국민연금은 두 기업에 대해 각각 3.1%포인트에 해당하는 물량을 처분했다. 그 결과 지분율은 한국콜마와 SK케미칼 각각 9.4%, 6.9%로 축소됐다. 한미약품 (308,500원 ▼7,500 -2.37%) 지분율도 1.1%포인트 감소한 9.0%로 조정됐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 변화는 각 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가시적 성과를 냈거나 성과가 기대되는 곳은 더 투자하고 반대인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축소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경우 기술수출 대금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배 이상 늘고 안구건조증 신약 임상 3-1상이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 주력 신약 후보인 HL161 적응증 가운데 중증근무력증 임상 2상과 그레이브스안병증 임상 2a상 결과도 올 상반기 중 발표된다.

셀트리온은 인플릭시맙 계열 중 세계 최초로 피하주사형 램시마SC를 개발해 유럽 공략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신약 등재를 목표로 임상 3상에 착수하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해 8800억원 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성과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8월 한 달에만 한국콜마 주식 40만주 정도를 처분했다. 지분율 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윤동한 전 회장이 친일, 여성비하 논란 유튜브 영상을 직원들에게 보여준 게 화근이 돼 퇴진했을 때다. CJ헬스케어 인수를 계기로 제약 분야 영향력 확대에 나섰지만 오너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국민연금으로부터 외면당한 걸로 풀이된다.

SK케미칼의 경우 실적 개선이 진행되고 백신 사업부를 분사시키는 등 전문성 강화에 나섰지만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이 최근 몇 년 사이 국회와 시민단체로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에 투자했다며 질타를 받은 게 계기로 작용했다. 국민연금의 SK케미칼 지분율은 2017년 12.5%에서 2018년 10.0%, 지난해 말 6.9%까지 줄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지난해 투자패턴은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서 연구개발 성과와 더불어 기업의 도덕성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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