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시끌…회장 1900억에 넘긴 후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01.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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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강동구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앞 20여명의 직원들은 고용안정 확약, 단체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7일 서울 강동구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앞 20여명의 직원들은 고용안정 확약, 단체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새해부터 노사 불협화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7일 서울 강동구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앞 20여명의 직원들은 비를 뚫고 한시간여 가까이 서 있었다. 이들은 "정현식 회장은 약속한 고용 안정을 명문화하고, 사모펀드는 단체교섭에 응하라"고 외쳤다.



해마로푸드서비스 내부 갈등이 일어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모펀드가 정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면서다. 지난달 해마로푸드서비스는 프랜차이즈 기업 최초로 노조를 설립했다. 이들은 회사가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전 직원의 약 60%가 참여하는 노조를 만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정 회장은 보통주 5378만2134주와 전환사채권 158만3949주 등 총 5536만6083주를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세운 한국에프앤비홀딩스 유한회사로 넘겼다. 전체 매각대금은 1937억8129만원에 달한다. 이로써 한국에프앤비홀딩스 유한회사 지분은 57.51%, 정현식 회장은 1.03%가 됐다.



지분을 넘기면서 주요 경영진도 바뀌었다. 지난달 31일 박성묵 부사장이 해마로푸드서비스 대표이사 권한대행으로 임명됐다. 박 부사장은 케이엘앤파트너스에서 매각 절차가 완료되기 전 해마로푸드 총괄부사장으로 보냈던 인물이다.

회사 측은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 부사장을 사내 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외 김기현 케이엘앤파트너스 대표이사, 김동전 케이엘앤파트너스 부사장, 김우현 케이엘앤파트너스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해마로푸드서비스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이 같은 고용 불안이 노조를 자극한 것이다.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는 "정 회장이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 보장을 약속하고 노사가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립서비스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15년 고락을 함께 한 직원들을 이렇게 우롱할 수 없다. 더 이상 직원들을 기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사모펀드에 단체교섭 개최를 요구했지만 조합원 자격에 시비를 걸며 교섭요구를 계속 거부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노조 관계자는 "두 차례에 걸쳐 단체교섭 개최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거부하고 있다"며 "반노동 부당행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조속히 성실하게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노사간 불협화음에 잘 나가던 맘스터치 기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맘스터치 가맹점수는 1226개로 롯데리아와 함께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가맹점수 빅 2로 안착했다.

2018년 기준 해마로푸드서비스 매출액은 전년대비 18.8% 증가한 2845억원, 영업이익은 49.3% 늘어난 2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누적 매출 2331억원으로 전년 동기(2079억원) 대비 약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3% 증가한 187억원을 기록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측은 "단체교섭 거부한 적 없고 현재 조율 단계에 있다. 노사간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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