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목전 삼성전자·하이닉스…증권가 "더 오른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1.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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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종목 목표주가 평균 14% 상향 조정…업황 회복에 주가 랠리 기대

최고가 목전 삼성전자·하이닉스…증권가 "더 오른다"


반도체 종목들이 최근 동반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증권사들도 잇달아 목표주가 수정에 나섰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78,500원 ▲3,000 +3.97%)SK하이닉스 (179,600원 ▲8,600 +5.03%)는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급등한 주가가 부담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주가는 실적에 선행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반도체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을 담은 KTX반도체 지수는 현재 2704.32포인트로 지난해 12월 이후 한 달 동안 18.73%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3.31%)와 코스닥(3.88%) 상승률을 5배 가량 웃도는 수치이며 이 기간 모든 종류의 지수를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을 키워왔던 미·중 무역분쟁이 12월 초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업황도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반도체 업종은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요 위축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IT 제품 최대 수요처인 미국과 중국의 교역이 정상화한다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업종은 단연 반도체다. 덕분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12월 이후 약 10%, SK하이닉스는 16% 가량 상승했다. 반도체 소재와 장비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상승세다.



반도체 투자심리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자 증권사들도 최근 연이어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목표주가 상승을 제시한 증권사 리포트 129개 가운데 약 30%인 38개가 반도체 관련 종목이었다. 목표주가는 평균적으로 14% 상향 조정됐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리포트가 각각 10개씩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기존 6만850원에서 6만8550원으로 12.7% 상향됐고 SK하이닉스는 기존 9만8800원에서 11만5600원으로 17% 높아졌다.

증권가의 기대치대로 두 종목은 연일 주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일 장중 최고 9만7900원을 찍으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썼고,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가인 5만7520원(2017년11월2일) 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사 대부분은 두 종목이 역대 최고치를 넘어 당분간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기대치도 올랐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 업체 테스 (27,550원 ▲1,800 +6.99%)의 최근 한 달 간 목표주가는 평균 2만45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14.3% 올랐고,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고영 (16,780원 ▲440 +2.69%)의 목표주가는 기존 10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14.3% 상향됐다. 솔브레인 (49,550원 ▲3,150 +6.79%), 서울반도체 (9,580원 ▲60 +0.63%), 실리콘웍스 (75,400원 0.00%), 에스에프에이 (25,100원 ▲600 +2.45%), 해성디에스 (48,850원 ▲2,000 +4.27%), 원익IPS (3,525원 ▲40 +1.15%) 등도 10% 안팎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

반도체 상승 랠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가격이나 재고 등 관련 지표들이 최근 바닥을 찍고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디램 가격은 기가바이트 당 0.39달러로 3개월째 보합을 유지했다. 2018년 12월 0.94달러 보다 58.5% 하락한 가격이지만 최근 하락세가 멈췄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서버용 반도체 DIMM과 모바일용 디램 가격도 최근 2~3개월 간 하락을 멈추고 보합을 유지 중이다.

낸드(NAND) 메모리 가격은 지난달 기가바이트 당 0.14달러로 전월 대비 9% 상승했다. 지난해 6월 0.1달러로 바닥을 찍은 이후 현재까지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 반도체 가격 상승에 대비해 주요 고객사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반도체 가격과 수요를 이끌고 있다"며 "현물시장은 지난해 11월18일부터 상승세 지속 중인데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이벤트성이었던 이전 현물가격 반등과 달리, 이번 반등은 추세적인 반등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상승 추세를 나타냄에 따라 주가의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예고되면서 올해 주요 메모리 장비 업체의 실적이 2018년에 기록한 사상 최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반도체 장비 업종의 주가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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