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갈등에 '화들짝', 정부 긴급회의…비축유 푼다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세종=최우영 기자, 세종=권혜민 기자 2020.01.06 14:45
글자크기

환율·국제유가 단기 불안 '불가피'…양국간 전면전 가능성 낮아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안내판 환율이 1168.00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0.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안내판 환율이 1168.00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0.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이란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환율도 1170원 가까이 올랐다. 정부는 국내 시장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고, 원유수급 위기시 비축유 2억배럴 이상을 방출하기로 했다.

◇정부, 미-이란 갈등에 '화들짝' 긴급 회의 소집=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6일 오후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장관들과 함께 미국-이란간 갈등 상황과 관련한 국내 경제상황을 점검한다. 실제 원유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대형 글로벌 악재가 발생한만큼 경제 심리 동요를 다독이는 차원이다.



이 회의에서는 국내 정유업체들의 이란산 원유수급 상황에 대해 점검하고 이번 사태가 향후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한다. 현지에 나가있는 우리 기업들의 활동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이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이 사용 가능한 결제수단 등을 놓고도 대화가 오갈 전망이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낮 서울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석유·가스 수급 및 가격동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원유 수급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민간 비축유 등 2억배럴 이상을 방출해 수급안정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유가 외에 한국에 미칠 요인은 제한적이다"면서도 "자칫 불안해질 수 있는 국내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관련된 목적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리스크에 민감한 원화, 1170원대 '눈 앞'…유가 급등=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장군을 사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은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1156.4원에 장을 마감했으나 3거래일만에 1170원 가까이 튀어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6일 오후 1시46분 기준 전일대비 1.7원 오른 1168.85원에 거래 중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원화가 대외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커 한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에 따라 급변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선제공격에 놀란 북한 반응에 따라 한반도 관련 리스크가 확대될 수도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현 수준보다 높은 1170~118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이 급변할 경우 한국은행도 대책반회의를 열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동발 악재가 나오며 위험자산 기피심리가 확대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정도를 살펴보면 뉴스만큼 오르고 있다"며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필요하다면 대책반회의를 열고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단기급등 불가피…전면전 가능성은 낮아=국제유가도 단기적인 급등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 선물시세는 장 중 한때 배럴당 70.16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제재로 이란 산유량이 제재전 하루당 380만배럴에서 제재후 210만배럴로 줄었들었고 한국에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공격 등 추가적인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전체 유가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면전 발생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봉쇄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전세계 원유 공급량 중 18%가 공급차질을 빚는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원유를 100% 수입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생산비용 증가에 따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