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확산시 민관 비축유 2억배럴 방출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20.01.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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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이란인들이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추모를 하고 있다.  /사진=AFP=뉴스1 5일(현지시간) 이란인들이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추모를 하고 있다. /사진=AFP=뉴스1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 지역 긴장감이 높아진 것과 관련 정부가 긴급회의를 열고 석유·가스 수급대책을 논의했다. 원유 수급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정부와 민간 비축유·재고 2억배럴 이상을 방출해 수급안정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서울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석유·가스 수급 및 가격동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사망 이후 중동에서 고조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석유·가스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 대한석유협회,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국제 석유·가스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1월 한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70.3%, 액화천연가스(LNG)는 38.1%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해 국제유가가 급등하거나 원유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수송량 가운데 30%가 오가는 핵심 지역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하는 연장선상에서 국내 석유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미국의 이란 수입 예외조치 중단 발표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유조선 피격, 사우디 석유시설 드론 테러 등 갈등이 이어져 왔다. 아직까지 이로 인해 국내에 직접적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한국 원유·LNG 수입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업계와 함께 중동 정세와 국제 석유·가스시장 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국내 석유·가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관기관·업계와 석유수급·유가 점검회의를 지속적으로 열고 석유수급 상황실을 운영해 수급상황과 국제유가,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대한 일일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실제 석유·가스 수급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는 마련해 둔 비상 대응체계가 신속히 작동할 수 있도록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정부 비축유 9650만배럴, 민간 비축유·재고 2억배럴을 방출하거나 석유수요 절감조치 등을 시행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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