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수수료 더 오르면 가게 접어야‥" 식당의 한숨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0.01.0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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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배달앱(애플리케이션) 안 쓰면 주문이 확 줄어드니 어쩔 수 없이 쓰지만, 광고비에 수수료에 배달대행비용까지 늘어가네요."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는 데 대해 자영업자들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배달앱 시장이 사실상 독점 상태가 되면서 수수료를 올리거나 새로운 정책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자영업자들은 현재도 배달앱 노출을 늘리기 위해 광고(울트라콜)를 수십 개씩 하는 등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

을지로委, 배민-DH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6일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는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가 기업결합할 경우 배달앱 시장의 90%를 독과점하게 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독점이 되면 자영업 소상공인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사라질 것이고, 합병 후 일정기간이 지난 뒤 수수료 인상 등 시장잠식과 독점이 본격화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매출 20% 이상 배달앱 비용…"팔아도 남는게 없다"
배민 라이더스 / 사진제공=배달의민족배민 라이더스 / 사진제공=배달의민족
한 치킨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배달의민족 울트라콜(광고)을 8개 이용한다. 1개 당 8만8000원(부가세 포함)이니 한달에 이 비용만 70만4000원이다. 오픈리스트 수수료와 외부결제 수수료는 별도로 진행한다. 건당 3500원인 배달 비용도 별도다. 김 씨는 "배달의민족 앱 상단에 배치되는 울트라콜 광고는 원래 1개만 운영했는데 경쟁업체에서 4-5개씩 깃발을 꽂으니 우리 가게가 리스트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며 "노출 위치에 따라 매출이 결정되니 울며 겨자먹기로 광고를 늘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업체의 월 매출은 6300만원, 이 중 배달앱에 들어가는 비용이 500여만원, 배달대행 비용이 800만원 수준이다.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요기요는 우리동네플러스라는 경매식 광고와 중개수수료 12.5%, 외부결제수수료 3% (부가세 별도) 등으로 운영된다. 수수료 수준이 높은 편이지만 가맹점 수가 많은 프랜차이즈에는 수수료 우대정책을 펴 4~8% 가량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수수료 체계 변화도 수시로…" '개편 반대'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
지나친 광고 경쟁으로 잡음이 일어나자 배달의민족은 인수합병 발표 직전 수수료 체계 개편을 발표했다. 오는 4월부터 선택 사항이었던 '오픈리스트'(상단 3개업체 배치)를 폐지하고 등록업체 전체에 해당되는 '오픈서비스'로 변경하는 것. 즉 어떤 카테고리에서 주문해도 수수료가 붙는다.

배달의민족의 체계 개편에 자영업자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오픈서비스를 막아주세요'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현재 오픈리스트는 오픈리스트로 주문한 건만 수수료를 받아 부담이 적었는데 오픈서비스는 모든 수수료가 5.8%가 된다"며 "오픈 서비스가 업주들의 생각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 금액 전가될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자금력이 풍부한 업주가 여러 깃발을 꽂아 독점하는 부작용이 생긴 울트라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매출이 발생할 때만 수수료를 지불하자는 취지이며 수수료도 6.8%에서 5.8%로 1%p 낮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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