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다는데 공매도 느는 셀트리온 3대장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20.01.0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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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그룹주 최근 주가 하락세…"박스권 탈출하려면 새로운 이벤트 발생해야"

실적 좋다는데 공매도 느는 셀트리온 3대장


셀트리온 그룹주들이 지난해 말부터 공매도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본격적인 실적 성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투자자들로 인해 주가가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램시마SC 유럽시장 판매 등 기대감을 모았던 재료들이 소진되며 주가 상승 기대감이 그만큼 낮아졌다고 분석한다. 새로운 이벤트가 있어야 공매도가 줄어들고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 (183,800원 ▼400 -0.22%)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2조1827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 2625억원, 셀트리온제약 (103,700원 ▼2,400 -2.26%)은 343억원이다.



셀트리온의 최근 한달간 공매도 비중은 9.40%로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비중이 두번째로 높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달 26일과 30일 연달아 당일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이 20%이상(코스닥 15%이상)이면 지정되는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실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싼값으로 다시 사들여 주식을 갚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공매도가 많아지면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주가가 하락하기도 한다.

실제로 셀트리온 그룹 3형제들의 주가는 8월 저점을 기록한 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다가 최근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4거래일 연속,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5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셀트리온 그룹의 올해 실적 전망은 상당히 밝은 편이다.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시장 런칭, 램시마SC 유럽시장 판매와 같은 3개 신제품 출시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셀트리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1조4557억원, 5768억원, 4640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각각 32.08%, 45.96%, 47.25%씩 늘어난 수치다.

높은 실적 성장 기대감에도 공매도가 몰리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가를 상승시킬 재료가 소진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미국시장과 유럽시장에 신제품이 출시되며 기대감이 소진되며 실적으로 주가가 밸류에이션이 되면서 상승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PER(주가수익비율)로 밸류에이션이 되면서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버린 상황"이라며 "주가가 박스권을 뚫기 위해서는 현재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이벤트가 발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시장에서 트룩시마의 실제 판매량이 기대치를 크게 상회할 경우 △유나이티드헬스에 등재됨으로써 미국시장에서 인플렉트라의 성장률이 증가할 경우 △유럽에서의 램시마 SC가 기대 이상 실적을 달성할 경우 등을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로 꼽았다.

선 연구원은 다만 "램시마SC 유럽 승인을 시작으로 서프라이즈한 실적 달성을 위한 만반의 준비는 끝났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부터 재개되는 이익성장 싸이클 가시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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