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조용해지니 미·이란 '충돌'…증시·유가 괜찮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20.01.0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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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이란의 대응 시기·수준이 관건"
중동 문제 세계증시 '게임체인저'로…
"충돌 확대시 유가 80달러 갈 수 있다"

/사진=AFP/사진=AFP


3일(현지시간) 이란군 실세의 피습 사망으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증시가 주춤하고 유가는 치솟았다. 월가는 미국-이란 전쟁 가능성을 당분간 세계 증시를 지배할 '게임 체인저'로 지목했다. 당장의 전면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스티븐 샤바론 포트폴리오매니저는 3일 "당분간 금융시장은 위험회피적 경향을 보일 것"이라며 "관건은 이란의 보복 시기와 강도"라고 말했다.



ING는 "지난해 12월 위험자산이 랠리를 펼친 것이 202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면서 "중동지역 상황이 심각하게 된다면, 세계 증시에서 7~10%의 조정은 쉽게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AGF인베스트먼츠의 그렉 발리에르 수석전략가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냈다.

반면 MC마켓의 데이비드 메이든 애널리스트는 "이란 문제는 랠리 후 차익실현을 할 구실"이라며 "(이번 일이) 세계 주식시장을 탈선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60달러대인 유가는 조만간 70달러선에 도달한다는 관측이 주류이다. 긴장이 고조되면 80달러에도 이를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CNBC에 따르면 3일 유라시아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유가는 배럴당 70달러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라크 남부 유전까지 (충돌이) 확산되거나 상업 선박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심화되면 유가는 80달러선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원유 컨설팅업체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 야콥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많은 트레이더들에게 새해 첫 주는 연휴 기간이지만, 이번 사고로 상당수가 긴급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유가 급등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씨티그룹의 한 애널리스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70달러 이상까지는 곧 도달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후반에는 미국과 이란이 새로운 합의를 마련하는 데에서 공통 목적을 찾을 가능성이 있어 다시 (유가가) 하락할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애스펙트의 수석 원유 애널리스트는 암리타 센은 CNN에 "이란은 비합리적이지 않다"며 "그들은 빠르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고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이른 오전 미군은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내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던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총사령관을 사살했다. 이란은 즉각 미국에 대한 '가혹한 보복'을 예고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4일 "이란 52곳에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며 맞대응했다.

이란군 실세 사망 소식에 3일 세계증시는 줄줄이 하락했고, 유가는 3%대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3.1% 뛴 63.05달러로 약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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