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만 주면" 반복되는 음원 사재기 논란…"실시간차트 폐지" 주장까지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김지영 기자 2020.01.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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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조작 문제가 다시금 불거지면서 음원사이트의 자체적인 조작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조작 문제가 다시금 불거지면서 음원사이트의 자체적인 조작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4일 '음원 사재기' 논란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이후 음원 사이트들의 실시간 차트 서비스에 대한 조작 방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방송에선 현금 1억원을 주면 음원차트 순위를 올려주겠다고 제안한 홍보대행사가 있다는 가수들의 주장까지 나왔다.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 서비스 폐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반복되는 실시간 음원차트 조작 논란…멜론·벅스 "이상 패턴 상시 모니터링"
음원 사재기는 음원 사이트의 차트 순위권 진입을 위해 특정 업체가 음원을 대량으로 부당하게 구입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멜론이나 지니뮤직, 벅스뮤직 등 대형 음원 사이트에서 여러 개의 계정으로 다수의 기기를 통해 반복 스트리밍을 실시, 음원 순위를 부당하게 올리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음원차트 조작 논란은 수년 전부터 반복돼온 고질적인 문제다. 그러나 특정 업체가 음원 사재기를 했다는 의혹만 있을 뿐 명확한 실체나 증거가 나오지 않는데다 이렇다 할 방지책이 없어 논란만 반복되고 있다.

국내 1위 음원사이트 멜론 관계자는 "차트당 산정기준을 제한해 한 아이디당 클릭이나 스트리밍 수를 한정하고 있고 비정상적인 이용패턴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적인 행위로 피해를 입는 고객과 아티스트가 발생하지 않고 신뢰받는 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수사 기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음악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보완책 마련과 지원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벅스뮤직 사이트를 운영하는 NHN 관계자는 "가요계에서는 반복적으로 논란이 됐던 문제인 만큼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며 "벅스 차트의 경우 비이상적인 행위가 감지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실시간 차트 폐지" 주장에…업계 "차트 가치 적지않아"
음원 차트 조작 논란이 반복되면서 음원 사이트의 신뢰도도 추락하고 있다. 아이유나 방탄소년단, 윤종신 등 가요계 대표 가수들이 SNS(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나 시상식 자리에서 '음원 사재기' 근절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음원사이트의 실시간차트를 폐지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나온다. 실시간 차트를 없애고 사용자의 음악 패턴을 분석해 취향에 맞는 노래를 추천하는 식으로 서비스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에는 "수억을 들여 페이스북 및 SNS 마케팅을 하고 해킹프로그램으로 스트리밍을 조작해 순위를 올려 뻔뻔하게 상까지 받는 세상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몇몇 업체가 해킹 프로그램과 돈으로 조작된 문화를 만들고 있다"며 "한 나라의 문화를 조작하는 행위인 만큼 실시간 차트 폐지와 철저한 조사로 불법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업계에서 실시간 차트 폐지 논의까지는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빌보드도 차트를 유지하고 있고 음원사이트에서 차트 순위가 갖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쉽게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음원순위 조작의 실체가 명확해진다면 업계 전반적으로 여러가지 대안 마련 논의가 있을 수는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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