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오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 참가한다. /사진=씨넷
VCR(비디오카세트녹화기·1970년 필립스), CD플레이어(1981년 소니), PC(개인용 컴퓨터·1982년 코모도어인터내셔널), 태블릿(2010년 HP)처럼 동시대에서 가장 앞선 제품이 CES 무대를 거쳐 데뷔했다.
올해 CES에선 이런 익숙한 풍속도가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1~2년 전부터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제품을 대신해 새로운 흥행몰이의 가능성을 보이던 '안 보이고 못 만지는 기술'이 본격적으로 세를 넓히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이 'CES 2020'에서 동영상 채팅 장치인 포털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사진=씨넷
페이스북이 전시관과 별개로 원탁회의에서 다루는 주제도 과거 CES와 비교하면 낯설다. 페이스북은 이 자리에서 개별 기업이 규모에 따라 어떻게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최근 시장의 우려를 샀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도가 높다.
페이스북이 이 주제를 두고 한 무대에 앉는 상대가 애플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애플의 CES 참가는 1992년 이후 처음이다. 더구나 애플과 페이스북의 관계는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페이스북의 데이터 수집 관행을 비판했을 정도로 껄끄러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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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28년만에 CES에 참석해 공개적인 대화 석상에 서기로 한 것은 그 자체가 앞으로도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는 메시지라는 관측이다. 다만 애플은 이번 CES에서 신제품 발표나 기자회견, 전시관 운영은 하지 않는다.
트위터·구글·아마존…새 보따리에 쏠린 이목
CES 2020 연사 목록에서 제인 호바스 애플 프라이버시 담당 선임이사(왼쪽에서 세번째)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CES 홈페이지
트위터는 지난해 CES에서 미국 프로농구(NBA) 경기 생중계 계획을 공개하면서 이용자들의 투표를 토대로 한 선수에게 카메라를 집중하는 방식 등을 제시했다. 오는 9일(현지시간) '스트리밍 스포츠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할 콘텐츠 제휴 책임자 로라 프로리치가 어떤 보따리를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CES 전시장 곳곳에 '헤이 구글'(Hey Google·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부를 때 사용하는 음성 명령)이라는 광고를 붙이고 야외 전시관을 운영했던 구글이 올해는 어떤 깜짝쇼를 준비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아직 구글의 CES 전략은 공개되지 않았다. AI 비서로 구글과 경쟁하는 아마존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낼지도 관심사다.
우려 뚫고 무대 오르는 블록체인…삼성SDS도 참전 올 CES의 또다른 특징은 블록체인, 특히 암호화폐가 주요 주제로 다뤄진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세션에서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의 효과와 블록체인의 기술적 장벽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국내업체 중에선 삼성SDS가 2017년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활용한 기업 사례와 기업용 블록체인 성능 강화 솔루션인 '넥스레저 엑셀러레이터'를 이번 CES에서 소개한다.
3년째 CES에 참가하는 한글과컴퓨터그룹은 출생 등록, 디지털 신분 증명, 학력 및 취업 이력 검증, 의료기록 관리 등 실생활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라이프 블록체인'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
해외기업으로는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25위의 메이커다오(거버넌스 토큰 메이커·MKR)와 107위의 펀디엑스(NPXS)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전시관을 마련한다.
크립토워치스와 맥스파워스는 다른 블록체인업체와 달리 블록체인 기반의 '눈에 보이는' 기기를 개발해 선보인다. 크립토워치스는 기존 스마트워치와 경쟁할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워치를, 맥스파워스는 블록체인 기반 무선인터넷 공유기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