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뀐 가구 '빅3', 신년 키워드는 '도전·변화·승계'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0.01.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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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수 한샘 회장 '도전' 강조, 윤기철 현대리바트 사장 '변화' 숙제, 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 '승계' 주목

(서울=뉴스1) = 강승수 한샘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샘 상암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한샘 제공) 2020.1.2/뉴스1  (서울=뉴스1) = 강승수 한샘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샘 상암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한샘 제공) 2020.1.2/뉴스1


지난해 11월부터 가구기업 3사의 수장이 차례로 교체됐다. 업계 1위 한샘 (47,600원 ▲2,300 +5.08%)은 회장이, 현대리바트 (7,330원 ▲50 +0.69%)는 사장이 바꼈다. 퍼시스 (35,900원 ▲350 +0.98%)는 오너 2세가 승진했다. 2020년 새해를 맞아 수장 교체로 달라지는 가구 3사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봤다.



◆강승수 한샘 회장, 신년사에 '도전' 7번 언급=지난해 12월 회장직에 오른 강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도전'이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도전한 선배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샘이 있다", "새로운 미래 50년에 도전하는 한 해가 되자" 등 7번이나 도전을 강조했다.

강 회장이 도전을 강조한 것은 2000년대 이후 급성장한 한샘이 현재에 안주해선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한샘의 실적은 제자리걸음이다. 2017년 2조6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8년에 이어 지난해 매출도 2조원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증권업계 예상 한샘 매출은 1조9900억원 선이다.



전방산업인 주택경기 부진에 비해 선방한 수치지만 3년째 이 벽을 넘지 못하면 성장 DNA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 강 회장이 중기목표로 국내 시장 매출 10조원을 제시한 것은 이런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1위에 머물 것이 아니라 혁신과 변화를 통해 시장을 5배로 늘려야 한다는 메시지다.

한샘의 변화를 주도할 곳은 전략기획실이다. 전략기획실을 △원가구조 혁신 △본부장 중심 경영 △경영 메뉴얼 구축 △대외협력 강화 △정보시스템 혁신 △미래 50년 미션·비전 확립 등의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수장 바뀐 가구 '빅3', 신년 키워드는 '도전·변화·승계'
◆윤기철 현대리바트 사장, 조직 변화 지휘할 듯=비슷한 시기 현대리바트 수장이 된 윤기철 사장은 강승수 회장과 입장이 다르다. 현대백화점 그룹 인사를 통해 계열사를 지휘하는 역할이다 보니 단기적 성과가 우선시된다.


현대리바트 역시 매출이 2017년 8884억원에서 2018년 1조3517억원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돼 있다. 증권업계에선 1조20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윤 사장의 신년사는 공개된 것이 없지만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의 신년사를 보면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정 회장은 "변화하지 않으면 침몰한다는 절박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혁신적 사고를 통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1년 피인수된 현대리바트는 그룹 내 변화의 1순위다. 현대리바트는 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한 백화점 그룹과 달리 가구제조기업 특성상 변화에 둔감하고 속도감있는 업무처리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룹 기획 업무를 도맡아온 윤 사장을 현대리바트 수장으로 임명한 것도 조직구조 변화를 통해 새로운 트랜드에 빠르게 대응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 / 사진제공=퍼시스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 / 사진제공=퍼시스
◆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 승계 경영 최우선=한샘과 현대리바트가 도전과 변화를 화두로 삼았다면 퍼시스그룹은 '승계'를 경영의 최우선에 둘 것으로 보인다. 손동창 명예회장의 장남 손태희씨가 올해부터 그룹 지주회사 퍼시스홀딩스 사장으로 올라섰다. 손 명예회장은 2017년 말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동안 퍼시스그룹은 알짜회사인 시디즈(현 퍼시스홀딩스)를 쪼개 손 사장의 그룹 지배구조 강화의 초석을 다져왔다. 퍼시스그룹은 ‘손 명예회장-퍼시스홀딩스-퍼시스’로 이어지는 한 축과 ‘손 사장-일룸-시디즈’로 연결되는 또 다른 축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는 손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룸을 우회상장한 뒤 퍼시스홀딩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이양할 것이란 전망이다.

퍼시스그룹은 인사와 관련해 "남다른 성과와 혁신을 주도한 인재를 발탁해 승진시키고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고 했지만 손 사장의 성과나 혁신은 알려진 바가 없다. 손 사장의 성과나 혁신을 묻는 질문에 퍼시스 측 관계자는 "내부 사정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80년생인 손태희 사장은 외국계 컨설팅회사에 다니다 2010년 퍼시스그룹 물류계열사인 바로물류에서 근무하다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2014년부터 임원으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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