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판'으로 경쟁력↑…제2 도약 준비하는 K바이오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2020.01.0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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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셀트리온헬스케어, 현지 영업인력 채용 완료…직판 체제로 '수익성' 극대화

세계지도 /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세계지도 /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 직접판매(이하 직판) 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선 위탁판매보다 직판 체제가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매출의 30~40%에 달하는 위탁판매 수수료를 줄이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뇌전증(발작) 치료제 엑스코프리 미국 판매를 위해 현지 영업사원 100여명을 채용했다. 이들은 1월부터 SK바이오팜 100%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올 2분기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이 해외 직판을 결정한 것은 뇌전증 치료제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뇌전증이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 상태에 있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희귀질환은 아니지만 전문성이 필요한 질환이다보니 치료제 역시 소수 전문의들을 통해 처방된다. 소수의 영업사원만으로도 미국 전역에서의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실제 미국 현지 제약사들도 유사 질환에 대해 100~150명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당뇨병 치료제 등 만성질환 치료제들은 수많은 병원과 약국에 팔아야 해 직원 수가 많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뇌전증 치료제는 소수의 뇌전증 전문의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100여명이면 충분히 미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각주의 보험사들과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심장학회에서 폰탄수술 치료제 '유데나필'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한 메지온도 직판을 계획 중이다. 메지온은 올해 1분기 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유데나필 판매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 내 대규모 직판 체제를 구축 중이다. 회사는 매년 현지법인을 추가 설립하고 영업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셀트리론헬스케어의 해외법인은 30여곳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6개 국가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유럽 현지 영업사원도 200여명을 추가 채용하는 등 올해 말까지 3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현재 유통 파트너사에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수익성을 끌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직판 체제가 구축되면 수익성은 극대화되고, 치열해지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가격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아시아에서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아시아 법인은 지난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정부에서 개최한 바이오시밀러 입찰을 따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지난해 초 글로벌 직판 체제 구축 계획을 밝힌 이후 성과가 조금씩나타나고 있다”며 "다년간의 글로벌 유통 경험을 통해 쌓은 셀트리온헬스케어만의 마케팅 노하우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 등에서의 직판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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