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에서 JTBC도 못본다" 세력확장 속도내는 CJ ENM·JTBC 연합군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0.01.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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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JTBC는 올초 OTT 합작법인을 만들고 통합 OTT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사진=픽사베이2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JTBC는 올초 OTT 합작법인을 만들고 통합 OTT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사진=픽사베이


CJ ENM (77,700원 ▲1,100 +1.44%)과 JTBC 연합군이 독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출범을 앞두고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SK텔레콤과 지상파3사의 통합 OTT 웨이브에 이어 CJ ENM과 JTBC의 OTT까지 출범한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OTT 콘텐츠 경쟁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JTBC는 올초 OTT 합작법인을 만들고 통합 OTT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콘텐츠 공룡 CJ ENM이 JTBC와 힘을 합쳐 독자 OTT를 내놓는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CJ ENM·JTBC 연합군, 빠르게 세력 확장한 비결
올해 국내 OTT 시장에선 웨이브와 티빙의 콘텐츠 경쟁 구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콘텐츠로 보면 지상파3사와 CJ ENM·JTBC의 대결이다.

CJ계열 콘텐츠 영향력이 지상파를 넘어선 건 이미 오래 전이다. tvN은 벌써 지상파를 제치고 '드라마왕국'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호텔 델루나', '시그널', '미스터 션샤인', '응답하라' 시리즈, '도깨비' 등이 tvN에서 역대 시청률 톱5에 오른 드라마들이다.



이전에도 CJ ENM은 자사 OTT '티빙'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넷플릭스처럼 티빙에만 CJ계열 콘텐츠를 독점 제공하는 식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독점 영향력을 가지지는 못했다.

그러다 CJ헬로(현 LG헬로비전)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되면서 그룹 내 유료방송 플랫폼이 사라졌고 OTT 영향력 강화 움직임이 더 자유로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앞으로는 JTBC와 협력해 자사 OTT를 운영하면서 콘텐츠 세력화에 나설 전망이다.

CJ 콘텐츠 이어 JTBC도 '웨이브'에서 빠진다
OTT 경쟁의 핵심은 구독자 확보다. 이미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 웨이브, 시즌, 티빙, 유튜브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OTT만 세어봐도 다섯 손가락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신규 OTT가 출범한다면 타 OTT에서는 볼 수 없는 콘텐츠를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CJ ENM과 JTBC 연합은 자신들의 최대 강점인 '콘텐츠'를 무기로 삼아 웨이브에서 JTBC VOD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CJ 영화와 드라마는 애초부터 웨이브에 제공되지 않았다. 여기에 올해 1월31일을 마지막으로 JTBC 다시보기 VOD 마저도 웨이브에서 빠지게 된다.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JTBC와 재계약을 논의했지만 JTBC측이 계약 종료를 원해 1월31일부로 VOD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웨이브는 CJ ENM과 JTBC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웨이브 입장에서는 시청률이 높고 영향력이 큰 CJ계열 영화와 tvN·JTBC 드라마가 VOD에서 빠지게 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콘텐츠를 보고 OTT를 선택하는 이용자가 많아진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국내 OTT, 독자 콘텐츠 경쟁 불붙는다
KT OTT 시즌(seezn)에서는 여전히 CJ계열과 JTBC 실시간방송과 VOD가 제공된다. 넷플릭스에서도 CJ ENM과 JTBC 콘텐츠가 서비스된다.

국내 OTT들의 독자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용자들도 따져봐야할게 많아졌다. 웨이브에서는 CJ ENM과 JTBC 콘텐츠를 더이상 볼 수 없고, 티빙에서는 지상파 콘텐츠를 볼 수 없어서다. 또 넷플릭스에는 지상파와 CJ ENM·JTBC의 모든 콘텐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때 그때 보고 싶은 콘텐츠에 따라 OTT를 선택적으로 결제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OTT들이 영향력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으론 CJ ENM과 JTBC의 콘텐츠 경쟁력이 지상파보다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 OTT 끼리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이용자들은 불가피하게 여러 OTT를 동시 사용하는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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