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보험사들, 한번도 안했던 '역대급' 조직개편 왜?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20.01.03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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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사업부 폐지 추진…한화생명은 자율영업 성과제 도입, '생존 위기' 영업 경쟁력 강화 관건

삼성생명 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삼성생명 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보험업계는 최근 '3중고'에 직면한 상태다. 저금리가 장기화한 가운데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 압박이 한층 거세졌고 시장 포화로 성장성도 정체 상태에 빠졌다. 대형 보험사들이 이전에 한 번도 시도한 적이 없던 '역대급' 조직 개편에 나선 이유다.

삼성생명, 사업부 폐지…영업조직 간소화 신호탄?
업계에서는 2만명 이상의 전속설계사 조직을 보유한 삼성생명 (77,300원 ▼700 -0.90%)이 영업 중간 총괄 조직인 사업부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다른 생명보험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명칭만 다를 뿐 본부의 영업 총괄 조직 하에 중간 총괄 조직과 지역단, 지점 등의 층층시하 구조로 영업 조직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부가 없어지는 것은 조직이 슬림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대신 사각지대가 생기거나 지역단 간 성과 격차가 커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성공한다면 비대해진 영업조직을 효율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지역단과 지점이 워낙 전국에 널리 퍼져 있다 보니 본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중간 총괄조직이 관리하는 체제가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며 "영업 효율화 측면에 장점이 있지만 조직 관리 차원에서는 쉽게 시도할 수는 없는 일이라 삼성생명의 시도가 무리 없이 안착한다면 다른 보험사들도 조직개편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아닌 생존이 화두, 속타는 보험업계
새해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삼성생명만은 아니다. 한화생명 (2,625원 ▼10 -0.38%)은 올해부터 이른바 ‘자율영업 성과제’를 도입했다.

자율영업 성과제란 각 지점별로 보험수익과 영업비용을 측정해 명확한 손익 평가를 한 후 초과수익(성과)을 계량화 하겠다는 것이다. 지점 관리자의 재량 하에 영업 비용을 집행하되 각 지점별로 초과이익에 대해서는 재투자를 해 영업을 활성화 시킨다는 취지다.

한화생명은 이를 위해 지점별로 관리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초과수익 측정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했다. 영업비용을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제대로 평가하고 초과이익이 생기면 영업현장에 환원해 자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비용이 남지 않더라도 불이익을 주진 않지만 비용 집행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각 지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이 절감되는 '책임영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비용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해서 필요한 곳에 비용이 제대로 집행되도록 해 자율적인 경비사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지점장 입장에서는 환원된 초과이익을 통해 지점 특성에 적합한 경비집행과 지점운영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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