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그간 신한·KB의 금융그룹 1·2위 다툼에서 핵심 변수는 M&A였다. 윤 회장은 취임 직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완료하고, 현대증권(현 KB증권)을 품에 안으며 9년째 신한에 내줬던 리딩금융 지위를 2017년 빼앗았다.
최근 국내에서는 생명·손해보험 업계와 증권사 등, 해외에서는 신남방 국가의 현지 금융사까지 눈여겨 볼 만한 잠재 매물이 상당한 가운데 신한·KB의 두 수장이 M&A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올해 금융권의 ‘M&A 대전’에 일찌감치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은 새해를 “‘일류신한’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원년”이라며 “다시 한 번 원 신한으로 하나가 돼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힘차게 도약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일류신한 달성의 과제로 ‘신뢰·개방성·혁신’을 주문하며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쌓고”, “금융의 경계를 뛰어넘으며”, “스스로 혁신할 것”을 주문했다.
윤 회장은 핵심 계열사에 대해 “업권 내 ‘일류’ 지위를 강화하라”며 △은행은 확고한 1위를 달성하고 △증권은 성장 비즈니스에 집중하며 △손보는 ‘가치경영’ 체계를 유지하고 △카드는 신사업으로 수익기반을 다변화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ESG 체계를 확립해 사회적 변화와 미래가치 창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두 금융그룹은 형식적인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전담부서까지 신설하는 등 사회의 ESG 경영 요구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KB금융은 기존 지주사 내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했으며, 신한금융 역시 이달 중순 조직개편을 통해 ESG 관련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회사가 ESG 경영을 강조하는 건 더 이상 금융서비스만을 제공해서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익을 가장 많이 낸다고 '리딩뱅크'가 되는 것도 아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모두가 원하는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며 "금융회사 역시 사회 구성원이 바라는 가치를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