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지는 제약株…그래도 투자하고 싶다면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1.0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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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화장품 사업 병행하는 제약사 투자 유망"

불확실성 커지는 제약株…그래도 투자하고 싶다면


최근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제약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약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제약·바이오 업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화장품 등 기타 매출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은 40여개에 이른다. 이 제약사들은 기존 화장품의 미용적 기능에 치료 기능을 더한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 같은 화장품을 코슈메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이라고 하는데 현재 관련 시장이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연 평균 15% 안팎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제약사들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전통적인 의약품 개발보다 화장품 개발의 기대 수익률이 더 좋아서다. 때로는 10년이 넘는 긴 시간과 천문학적인 연구개발 비용이 드는 의약품 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장품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더 적다. 의약품 개발은 실패할 확률도 매우 높은 편이다.

의약품 개발로 쌓인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통해 기존 화장품보다 더 나은 기능성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매할 때 안전을 중시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시장 조사기관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20∼49세 여성 70%가 화장품 구매시 성분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이유들 덕에 향후 화장품 사업을 병행하는 제약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외부적인 요인들도 이 같은 기업들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면세점에서 화장품 쇼핑을 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함. / 사진제공=롯데면세점면세점에서 화장품 쇼핑을 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함. / 사진제공=롯데면세점
대표적인 것이 투자심리의 악화다. 지난해 여름 이후 바이오 기업들의 연이은 임상실패 등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에 회사 전체의 명운이 달린 종목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약가인하 가능성도 대두된다. 건강보험재정 수지가 계속해서 적자를 보이면서 정부가 약가인하 정책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약가규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그림이 확실해질 때까지 약가규제에서 자유로운 종목군에서 유망종목을 찾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일찍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동국제약 (16,060원 ▼220 -1.35%)을 주목해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동국제약은 2015년 '마데카 크림'을 출시했다. 마데카 크림은 동국제약의 대표 제품인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의 주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이다. 손상된 피부를 회복시켜주는 기능이 있다. 2018년 기준 동국제약 매출의 23.7%(약 1021억원)가 이 같은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이 밖에 유산균을 원료로 한 화장품을 출시해 매출이 크게 증가한 일동제약 (8,610원 ▲170 +2.01%), 상피세포성장인자를 함유한 크림 등을 출시해 400억원대 매출을 올린 대웅제약 (107,500원 ▼1,700 -1.56%) 등도 추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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