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감소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등 주요 품목 단가 하락세가 이어진 결과다. 정부는 올해는 각종 여건이 개선돼 1분기 중 수출 마이너스 행진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속단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 줄어든 457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수출 감소세는 2018년 12월(-1.7%) 시작됐는데, 이보다도 더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월 수출액은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중 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 업황 부진이 지난해 수출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수출은 반도체 다운사이클, 유가하락으로 각각 328억달러, 134억달러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107억달러 수출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감소분(625억달러)의 91%에 달하는 금액이다.
품목별로 보면 13대 주력품목 가운데 자동차를 제외한 12개 수출이 모두 줄었다. 반도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반도체 수출은 939억4000만달러로 2018년보다 25.9% 줄었다. D램, 낸드플래시 단가가 1년새 60.9%, 9.1% 각각 떨어진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 석유제품 수출도 유가 하락으로 각각 14.8%, 12.3% 감소했다. △일반기계(-1.8%) △철강(-8.5%) △디스플레이(-17%) △선박(-5.1%) △차부품(-2.5%) △무선통신(-17.6%) △컴퓨터(-20.6%) △섬유(-7.9%) △가전(-3.6%) 등도 모두 줄었다. 자동차는 유일하게 수출이 5.3% 늘었는데 미국, 유럽연합(EU), 중동 등 주력시장을 중심으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친환경차가 인기를 끈 결과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가 뼈아팠다. 지난해 대(對)중 수출은 1362억1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6% 줄었다. 중국 경기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수출이 고루 줄었다.
이밖에 △아세안(-5.0%) △EU(-8.4%) △중남미(-5.2%) △중동(-18.5%) △일본(-6.9%) △인도(-3.2%)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미국과 CIS(독립국가연합)으로 수출은 각각 0.9%, 24.1% 늘며 3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7월 일본 수출규제 이후 대일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며 연간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191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개선됐다.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3년 연속 무역 1조달러, 수출다변화 '성과'

또 전체 수출 물량은 증가세를 나타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지난해 수출 부진은 일시적 단가 하락에 따른 결과일 뿐, 한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은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수출 단가는 10.6% 하락한 반면, 수출 물량은 0.3% 증가세를 보였다. 또 전기차·수소차,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신산업과 신남방·신북방 등 신시장 수출이 늘어난 점은 수출 다변화 노력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살아난다"…수출 3% 증가 전망

정부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3% 많은 5600억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국내 주요 기관도 올해 수출 증가를 내다봤다. 각 기관이 전망한 증가율은 △현대경제연구원(2.3%) △산업연구원(2.5%) △한국은행(2.7%) △KOTRA(3.1%)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3.3%) 등이다.
산업부는 올해 1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점은 2월이 유력하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1분기 수출 조기 플러스 전환을 목표로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역구조 구축을 위해 품목·시장·주체 혁신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