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2019.12.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딸 조모씨(28)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며 받은 장학금 중 일부를 뇌물로 판단했다. 그러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57·구속)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시세보다 싸게 사들인 것과 조 전 장관의 직무 연관성은 없다고 봤다.
조씨의 지도교수였던 노환중 부산의료원 원장은 뇌물공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노 원장은 올해 초 양산부산대병원장직을 연임하며 본원인 부산대병원장 자리에 지원했다. 부산대병원장의 인사검증은 민정수석이 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장학금과 관련해 노 원장과 연락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이같은 직무 관련성을 알게 된 정황을 확인했다.
노 원장은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한 직후 조 수석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자처해서 지도교수를 맡았다. 이후 조씨가 줄곧 저조한 성적을 보이자 후배 교수에게 학업 지도를 부탁하는가 하면, 성적 사정 결과를 미리 알아내 조 전 장관에게 알려주며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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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남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의 전경. 2019.8.2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이같은 상황에 대한 논란은 학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던 것으로 보인다. 2017년 4월 이준우 당시 부산대 의전원장은 성적이 우수하거나 가정 형편이 곤란하지 않은 조씨에게 3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주는 데 대해 노 원장에게 주의를 주었다.
같은해 11월 부산대 장학위원회는 장학금 수혜자를 지정하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도록 장학금 기부 약정서 양식을 변경했다. 그럼에도 노 원장은 2018학년도 2학기까지 조씨에게 매 학기 장학금을 지급했다.
성적이 좋지 않은 조씨가 장학금을 받는 데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감지되자 노 원장은 조씨에게 '다른 학생들에게 말하지 말고 (장학금을) 조용히 타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장관 역시 조씨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조씨가 이렇게 받은 장학금은 학기당 200만원씩, 6학기 동안 모두 1200만원이다. 검찰은 이중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취임한 2017년 5월 이후 3학기 동안 지급된 600만원을 뇌물로 규정했다.
노 원장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취임하자 축하 문자를 보내며 자신이 양산부산대병원장직을 연임하게 된 사실을 알리며 계속해서 연락을 이어 갔다. 검찰은 이때 조 전 장관이 딸의 장학금 수령이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노 원장의 병원장직 연임에 대해 여러 차례 전해 듣는 등 병원 사업과 부산대병원장 진출에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리라는 점도 인지했다고 봤다.
검찰은 또 장학금 액수의 총합이 청탁금지법이 정하는 기준을 넘어선다고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직무 관련성 등 명목에 관계없이 한 사람으로부터 1번에 100만원, 1년에 3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2019.10.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검찰은 당시 조 전 장관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수천만원이 주식을 매입하는 데 이용된 정황은 확인했으나, 조 전 장관의 직무와 주식 구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5월 민정수석에 임명된 뒤 1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웰스씨앤티·더블유에프엠(WFM) 주식 7만주 실물를 백지신탁하거나 처분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8억원 상당의 코링크PE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음을 은폐하기 위해 같은 액수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허위로 재산신고를 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소명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자 차용증 등 자료를 허위로 제출했으며, 2017년 12월과 2018년 12월 재산신고 때도 허위 신고를 반복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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