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해부터 '국산 탄소섬유' 심장단 수소전기차 '넥쏘' 달린다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9.12.3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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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효성 'EC79' 연내 유럽 인증 획득 완료..내년부터 실차 테스트, 2021년 본격 양산

효성 안양기술원에서 연구원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효성효성 안양기술원에서 연구원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효성


내년부터 국산 탄소섬유로 만든 수소연료탱크를 탑재한 수소전기차 '넥쏘'가 달린다. 그동안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탱크에 일본산 탄소섬유가 적용됐지만, 이번 '기술 독립'으로 수소전기차의 완전 국산화가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효성은 국산 고강도 탄소섬유로 만든 수소연료탱크 용기에 대한 안정성 검사를 최근 마무리 짓고, 2020년 실차 탑재 테스트에 나선다.



유럽 인증 기관으로부터 수소차 형식 승인(EC79) 품질 인증을 획득한 수소연료탱크를 단 넥쏘는 내년에 시험 과정에서 부분 생산된다. 2021년부터는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인증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탄소섬유를 쓴 넥쏘가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도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효성이 우리 기술로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는 철보다 4배 더 가벼우면서 10배 더 강해 '꿈의 소재'로 불린다. 연료용 CNG 고압용기, 자동차용 구조재, 풍력, 우주항공용 소재와 스포츠·레저 제품 등 철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다. 연 13% 이상 고속성장하는 시장이다.

이번 인증으로 '수소 경쟁국' 일본의 탄소섬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의미가 크다. 일본 정부가 지난 8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도레이 등 일본 기업이 글로벌 시장 70%를 점유한 탄소섬유를 수출 규제 가능 품목으로 지목했다.

수소전기차용 연료탱크에는 고압에도 견딜 수 있는 탄소섬유가 필수적인데 마침 현대차가 일본 토요타·혼다 등과 양산 경쟁을 벌이고 있어 자칫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이번에 기술 자립화를 이뤄 우려가 잦아들게 됐다. 효성이 2007년 탄소섬유 개발에 뛰어들어 기술을 축적해둔 덕이었다.
2019 서울모터쇼 현대차 수소차 콘텐츠 '넥쏘 빌리지' / 사진=이건희 기자2019 서울모터쇼 현대차 수소차 콘텐츠 '넥쏘 빌리지' / 사진=이건희 기자
이와 관련,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 8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연간 2만4000톤 규모에 달하는 탄소섬유 증산계획을 발표하며 "수소경제가 탄소 섬유의 새 시장을 열어준 만큼 관련 사업을 더 키워 소재 강국 대한민국 건설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효성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전주에 수소연료탱크용 탄소섬유 생산을 위한 공장 증설에 들어갔다. 연 2000톤인 생산량이 4000톤으로 늘어난다. 경쟁사인 도레이는 연간 4700톤을 만든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까지 연 3000대 규모였던 수소전기차 생산 능력을 내년에 4배 수준인 1만1000대로 확대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 총 3000억원을 투자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내놓은 '충주 선언'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넥쏘'가 생산되는 현대차 울산 5공장은 설비 공사를 지난 9월 마치고 지난 10월부터 증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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