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어야 편다"…올해 폴더블폰 대중화 될까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0.01.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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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020 스마트폰 시장 전망] 다양한 형태·가격 폴더블폰 쏟아진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5G / 사진=박효주삼성전자 갤럭시폴드 5G / 사진=박효주


올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핵심 키워드는 ‘폼팩터(form factor)’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은 화면을 접고 펼 수 있는 제품으로 첫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10여 년 만에 가장 극적인 변화로 꼽힌다.

지난해가 시장 가능성을 타진해봤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시장 개화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내놓을 ‘갤럭시 폴드(이하 갤폴드)’ 후속작을 시작으로 다양한 폴더블폰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갤럭시 폴드’·‘메이트X’…접는폰 시대 개막
지난해 9월 출시된 삼성 첫 폴더블폰 ‘갤폴드’는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견인했다. 240만 원이라는 고가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약 60여 국가로 전선을 넓혔는데 주요 시장에서 ‘완판’ 행렬이 이어지며 새로운 폼팩터에 대한 기대감을 실감케 했다. 출시 3개월 만에 50만대 이상 팔렸다.



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X /사진=화웨이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X /사진=화웨이
후발 주자 화웨이는 ‘메이트X’를 내세웠다. 갤폴드의 유일한 라이벌로 꼽히는 제품이다. 화면을 안으로 접는 갤폴드와 반대로 화면을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을 적용해 차별화를 이뤘다. 화면 크기·두께 면에선 갤폴드보다 낫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중국 내수용으로만 출시되는 비운의 모델이 됐다.

폴더블폰 전성기 열리나…10종 이상 출시
모로토라 폴더블폰 '레이저 2019' /사진=모토로라모로토라 폴더블폰 '레이저 2019' /사진=모토로라
올해 폴더블폰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과 화웨이가 각각 2종, 4종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 오포, 비보, TCL,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가세할 예정이다.



올해 첫 포문을 열 제품은 모토롤라 ‘레이저 2019’다. 2000년대 출시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피처폰 ‘레이저’가 폴더블폰으로 부활했다. 당시 레이저와 비슷한 외관이지만, 펼치면 하나의 큰 디스플레이가 나타난다. 갤폴드가 펼쳐서 쓸 수 있는 대화면이 특징이라면 ‘레이저 2019’는 접었을 때 반으로 작아지는 제품 특성이 차별화 포인트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에 맞춰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돌연 출시가 지연됐다. 모토로라는 연기된 일정을 밝히지 않았지만 “제품 결함이 아닌 폭발적인 수요를 만족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두 종류의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나올 제품은 기존 갤폴드와 달리 화면이 위·아래로 접히는 이른바 ‘클램셸’ 형태다. 다음달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앤팩행사를 갖고 구체적인 스펙과 출시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모토롤라 ‘레이저 2019’와 같은 형태로 휴대성이 강조된 제품이다. 차기 갤폴드에서 제일 관심을 끄는 부분은 화면 보호 소재 변경이다. 기존 플라스틱 소재 대신 초박형 유리(UTG)가 적용될 전망이다. 이는 기존 폴더블폰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던 화면 주름이나 내구성 문제를 개선해준다. 이 외에도 힌지 개선으로 접었을 때 틈도 사라질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갤폴드보다 더 큰 화면을 가진 새로운 폴더블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갤폴드가 펼친 화면이 7.3, 접었을 때 외부화면이 4.3인치라면, 신형은 각각 7.7인치, 6인치 화면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새 폴더블폰 메이트Xs 소개 화면 /사진=GSM아레나화웨이 새 폴더블폰 메이트Xs 소개 화면 /사진=GSM아레나
화웨이는 4종의 제품을 준비 중이다. 삼성처럼 모델 다변화 전략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나올 제품은 ‘메이트Xs’로, 기존 메이트X 개선판이다. 2월 공개행사를 하고 3월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에는 중국뿐 아니라 유럽도 노린다.

메이트Xs는 메이트X의 문제점으로 거론된 디스플레이와 힌지가 개선했다. 메이트X는 출시 일주일 만에 화면이 파손되는 사례를 비롯해 터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웨이도 메이트Xs에 초박형 유리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클램셸 타입 2종과 갤폴드와 같은 형태의 인폴딩 제품을 준비 중이다.

TCL이 공개한 폴더블폰 시제품. Z자 형태로 접히며 펼치면 10인치 대화면이 나타난다. /사진=TCLTCL이 공개한 폴더블폰 시제품. Z자 형태로 접히며 펼치면 10인치 대화면이 나타난다. /사진=TCL
이 외 중국 샤오미, 오포, 비보, TCL 등도 폴더블폰을 올해 선보일 전망이다. 이 가운데 샤오미는 화면 양쪽이 접히는 ‘더블 아웃폴딩’ 타입 제품을, TCL은 Z자 형태로 접히는 10인치 대화면을 갖춘 제품을 시연해 관심을 끌었다.

MS는 오는 12월 폴더블폰 ‘서피스 듀오’를 출시할 예정이다. 두 개의 5.6인치 화면이 장착됐으며, 완전히 펼치면 8.3인치 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중간에 경첩이 있는 듀얼스크린 형태다.

MS는 폴더블 제품에 최적화된 자사 OS ‘윈도 10X’를 기반으로 구글과 협력해 개발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다. MS는 “서피스 듀오는 새로운 모바일 환경을 위한 제품”이라며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 여러 기기를 오가며 가능했던 일을 하나의 기기에서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가 새로운 폼팩터인 폴더블폰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제조사간 가격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대중화의 큰 걸림돌이었던 가격 경쟁력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0만대 규모에 불과했던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은 2023년에는 3680만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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