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지주회사 퍼시스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창립자인 손동창 명예회장이다. 손 명예회장의 지분은 80.51%다. 퍼시스홀딩스는 최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지난해 5월 30.77%였던 퍼시스 지분을 32.17%까지 끌어올렸다. 손 명예회장의 개인지분 16.73%에 오너일가의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50%를 넘어선다. ‘손 명예회장-퍼시스홀딩스-퍼시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든든해졌다는 의미다.
퍼시스그룹이 손 부사장을 퍼시스홀딩스 사장으로 임명하면서 손동창 일가의 2세 경영도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손 명예회장이 퍼시스홀딩스 지분을 넘겨주는 방식보다 손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룸을 우회상장한 뒤 퍼시스홀딩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이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꼼수논란이 지속된 퍼시스의 2세 경영 승계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당시 급성장하는 일룸 지분을 시디즈가 이익소각하고 경영권이 포함된 팀스 지분을 헐값에 넘겼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세금을 회피하고 핵심 계열사를 승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시디즈가 일룸에 매각한 팀스 지분은 장외에서 3만원을 호가했지만 실제 매각가는 1만8400원이었다.
시디즈는 팀스에 주력사업도 넘겨줬다. 시디즈 영업의 핵심인 의자제조와 유통부문을 325억원에 매각했다. 이어 사명까지 줬다. 시디즈라는 이름을 팀스에 주고 퍼시스홀딩스로 변경했다. 모든 게 시디즈에서 팀스로 넘어갔지만 사실상 경영권만 바뀐 것이다.
손동창 명예회장은 2011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했지만 실적악화가 이어지자 2014년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그는 2017년말 또다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이번에 장남을 사장으로 앉히며 오너경영을 공고히 했다. 가구업계 1위 한샘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성장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퍼시스는 이번 인사와 관련,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퍼시스 관계자는 “각 분야에서 남다른 성과와 혁신을 주도한 인재를 발탁해 승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며 “이를 통해 퍼시스그룹은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와 승계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