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에 열어줬지만..中전기차 배터리시장 공략은 '험난'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9.12.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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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목록' 2개 포함돼도 최종승인 안날 가능성↑

LG·SK에 열어줬지만..中전기차 배터리시장 공략은 '험난'


중국 정부가 최근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추천 목록'에 한국산 배터리를 포함시켰지만 차종 2개에 그친데다 당분간 추가 차종도 없을 전망이다.

3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창저우공장에서 생산해 BAIC(베이징자동차그룹·北京汽车)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알팍스(ARCFOX)'에 공급할 배터리는 차기 12차 '친환경차 추천 목록'에 포함될 것이란 루머가 나왔지만 실제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일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발표한 11차 '친환경차 추천 목록'엔 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베이징 벤츠)과 LG화학 (370,500원 ▼8,000 -2.11%)(상하이 테슬라)의 배터리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 역시 베이징 벤츠가 생산하는 'E클래스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테슬라 '모델 3' 등 2개 차종에 제한된 것이며 추천 목록에 포함되더라도 '최종 승인'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올 3월 3년만에 처음으로 LG화학 및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5종이 추천 목록에 올랐지만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아 보조금을 받지 못한 전력이 있어서다.
테슬라 '모델 3'/사진=테슬라테슬라 '모델 3'/사진=테슬라
◇"2024년 내연기관차·전기차 가격 같아져…보조금 의미없다"=사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가격이 같아지면 보조금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2024년 배터리팩 가격은 1kWh(킬로와트아워)당 100달러 이하로 내려가면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같아지는 '가격 패리티'(Price Parity)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올해 평균가격(156달러) 대비 36% 낮은 수치다.



중국 업체에 보조금도 '양날의 칼'이 되면서 이로 인해 성장한 업체가 시장에서 도태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7월부터 정부 보조금을 50% 깎고 중앙정부 보조금 대비 50%를 주던 지방정부 보조금은 없앴다. 이에 따라 주행거리 400㎞ 이상 전기차의 대당 보조금이 7만5000위안(1200만원)에서 2만5000위안(400만원)으로 줄어들었으며 내년 말엔 완전히 없어진다. 배터리업체의 이익이 그만큼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한때 중국 내 시장 3위였던 옵티멈나노에너지는 197억원위안(3조2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안고 이달 중순 선전시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중국 BAK도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韓올테면 와라"…中정부 CATL '밀어주기'=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그런 만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2016년 한국산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 지급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등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왔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보조금 리스트 발표는 CATL, BYD 등 중국 1·2위 배터리 브랜드 더 키우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국 업체들을 한번에 정리하면서 경쟁력있는 업체들을 더욱 밀어주겠다는 것"이라며 "한국 업체들에게 공정한 경쟁환경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9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누적 점유율에서 CATL은 26.1%로 파나소닉(20%)과 LG화학(8.9%)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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