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CJ제일제당 대표 교체…CJ '내실다지기' 인사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9.12.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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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제당 대표·차인혁 올리브네트웍스 대표 선임…신규임원 승진 줄어

‘비상 경영’을 선포한 CJ그룹이 신규 임원 인사를 최소화하고, 지주사 몸집을 줄여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내용의 2020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대표를 교체하며 ‘체질 개선’도 강조했다.

특히 이재현 회장의 최측근인사로 알려진 신현재 대표가 전격 퇴진했다. 신 대표는 지주사와 계열사를 오가며 미국 슈완스컴퍼니 인수 등 국내와 해외사업 전략을 세우는 '전략통'으로 불리며 이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활약해왔다.



CJ제일제당 대표에 강신호 부사장…수익성+재무구조 개선 잡아야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CJ그룹은 30일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에 강신호 총괄부사장(58)을 내정했다. 신현재 전임 대표이사는 CJ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강 대표는 지난해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지내며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하고 HMR(가정간편식) 등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수익성 개선과 재무 안정화 등 CJ제일제당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슈완스컴퍼니 등 굵직한 M&A(인수합병) 등으로 차입금이 급증하고 수익성이 악화되며 최근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서울 가양동 부지와 구로동 공장 부지 등을 매각하고 외식사업부 구조조정 등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차입금 규모를 줄이며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급한 불은 껐지만 수익성개선과 미래성장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구창근 대표 승진…승계 핵심 '올리브영' 성장 맡는다
CJ 3세 승계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CJ올리브영'은 구창근 대표이사가 계속 맡게 된다. 구 대표는 CJ올리브영의 지속 성장과 상생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J올리브영과 CJ올리브네트웍스를 분사, 주식 스왑 등을 진행한 것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CJ올리브영은 이재현 CJ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씨가 개인 최대주주인 계열사로 승계 지렛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가 분사, 주식 스왑을 통해 이선호씨가 CJ 지주사 주식을 처음으로 확보하며 승계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전체의 IT 혁신을 맡을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에는 차인혁 부사장이 내정됐다. 차 신임 대표는 SK텔레콤에서 지난 9월 영입한 IT 전문가다. 오랜 기간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략 및 IT 신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여성·글로벌 강조한 승진 인사…젊어진 CJ
신임 임원이 19명에 그치는 등 승진 인사가 대폭 축소됐지만 '여성 임원 발탁' '글로벌 강조' 기조는 이어졌다.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내부 승진으로 첫 부사장 승진 사례가 나왔다. 최 대표는 '호텔델루나' '아스달연대기' 등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K 드라마 확산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신임임원 19명 가운데서 여성 임원은 4명으로 21%에 달했다. 신임임원 여성 비중이 2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프레시웨이 배수영 FS본부장, CJ CGV 박정신 신성장담당 등이다.

글로벌 강화 기조도 이어졌다. 전체 승진임원(58명) 가운데 28%인 16명이 해외 계열사나 각 계열사 글로벌 부문에서 승진했다.

'성과주의' 기반한 인사…"계열사 책임경영 강화"
CJ그룹은 이번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CJ 관계자는 "2020년은 그룹의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해로 사업별 초격차 역량확보 및 혁신 성장 기반을 다질 중요한 시기"라며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주사 조직 개편을 통해 지주사 규모를 축소했다. 기존 실 체제에서 팀제로 개편하고 지주사 인력의 절반 수준인 200여명을 계열사로 이동했다. CJ관계자는 "지주사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임원들의 계열사 전진배치를 통해 계열사 책임경영을 가화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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